오늘 복음에서는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는
유다인들의 보편적인 명제(these)에 대해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는
반 명제(anti-these)를 내어놓으신다.
예수님은 다른 사람들, 다른 민족들이 모두 하고 있는 인간 심성의 보편적인 명제,
즉, 자신에게 잘 해 주는 사람들을(이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랑하고
원수같은 사람들은 미워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인간의 보편적 심성을 거슬러,
보다 큰 사랑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당신의 제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그래야 하는 이유를
보다 종합적이고 궁극적인 명제로(syn-these) 제시하신다.
바로 하늘 아버지에게로 눈을 돌리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인간끼리의 허물과 시시비비를 따지기 보다는
서로의 공과와 이해득실을 계산하기 보다는
하늘 아버지에게로 시선을 돌리시는 예수님.
거기에서 우리의 갈등과 문제들은 접합점을 찾을 수 있다.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똑같이 햇빛과 비를 내려주시는 하느님을 닮는 것.
그것이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이루어야 할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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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 당신의 꿈을 들려주셨다.
우리가 하느님처럼 될 수 있다는 꿈이다.
아버지를 꼭 닮은, 아버지의 자녀들.
예수님은 바로 당신이 그러하신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고 계신 것이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버지를 바라보며, 서로를 바라볼 때,
'너'와 '나'로 대립되고 모순되고 분열된 모습은 사라지고,
나와 다른 '너'는 또 하나의 '나'로 이해되고
'우리' 모두로 종합되어
완전한 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시는 것이다.
(예수님의 꿈은 과연 나에게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
ps. 작년에 올려놓았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