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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사순 제3주간 수요일) : 사랑의 실천이 계명의 완성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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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에 계산 서원에 들렀다가 “상해 천주교 요리”라는 교리책을 샀습니다.
이 책은 천주교 교리에 대해 믿을 교리, 지킬 계명, 은총을 얻는 방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특징은 320개의 문답으로 이루어져 있고, 교리의 핵심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저는 경험이 없지만, 원로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전에는 교리를 배울 때
이러한 문답을 다 암기해야지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교리반이었고, 꾸중을 들어가면서까지 교리를 배웠고,
나중에 찰고를 할 때 신부님께서 질문을 하시면, 그 답을 이야기해야 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문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 : 사람이 무엇을 위하여 세상에 났느뇨?
답 : 사람이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세상에 났느니라.
여기에는 인생의 목적이 담겨있습니다.
그 목적을 예수님께서는 자주 사랑이라고 표현하십니다.
이 말을 성경식으로 이야기한다면,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 37-39)
이렇듯 우리 인생의 목적은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일깨워주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우리가 기도를 하는 목적도, 우리가 공부를 하는 목적도, 우리가 일을 하는 목적도
더 사랑하기 위한 것이지요.
기도가 사랑으로 이어지지 못할 때, 공부가 공부만을 위해 하는 것이 될 때
일에 중독되어 남을 사랑하는 시간을 내어 놓지 못할 때
이는 그 정신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은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율법이 필요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 율법을 통해서 그 정신을 배울 수 있고,
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법적인 것들, 하느님의 계명들을 잘 배우고 공부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거기에 머물러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자주 그냥 머무르고 싶은 유혹이 듭니다.
잘 머무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 떠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랑하기 위해서 내 고요한 자리를 박차고 위험으로 떠날 수 있는 것도 필요합니다.
바로 사랑의 실천입니다.
사랑을 필요로 하는 내 이웃, 내 형제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선교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서 그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제 내일이면 예비자 환영식입니다.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다면 우리의 기도에 비해서 우리의 실천이 부족했다면
남은 하루만이라도 그 사랑의 삶을 온전히 살기 위해서
내 이웃, 내 형제에게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랑의 실천이 계명의 완성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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