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이었다. 스물여섯 살 청년이 하늘나라로 갔다. 본당에서 초등부 교리교사를 열심히 하던 청년이었는데 암 선고를 받고 투병을 하다가 결국 하느님 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곳에 온 지 이제 두 달. 본당에 대해 제대로 알기도 전에 죽음이 가까웠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을 방문했다. 청년은 자신의 생명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모른 채 그저 병이 낫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하기가 두렵다고 하면서 그저 기도만 할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의사들한테서 목숨이 다한 사람인데 아직 살아 있다는 말을 들을 때 너무 속상하다며 울었다.
청년은 결국 내가 찾아간 지 4일 만에 하늘로 갔다. 그의 부모는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에 그가 한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꿈에 예수님이 오셔서 같이 가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죽는 거야?”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청년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부모에게 손을 흔들고 잠이 들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가는 길, 난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가?’ 생각해 본다. 남들처럼 열심히 살았던가? 아니면 기도라도 열심히 했던가? 내가 죽으면 울어줄 사람은 있을까? 내가 신앙인으로 진정 사랑한 사람이 있던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우리 모두 그렇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늘 부족한 신앙인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 과연 이 청년처럼 나의 마지막에도 예수께서 오실까? 아니면 다른 모습으로 마지막을 보게 될 것인가?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예수께서 오시리라 믿으며 그분의 자비에 나를 맡긴다.
이홍일 신부(인천교구 동춘동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