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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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03 조회수848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7년 4월 3일 성주간 화요일
 
"Master, who is it?"
“It is the one to whom I hand the morsel after I have dipped it.”
(JN.13.25-26)
 
제1독서 이사야 49,1-6
복음 요한 13,21-33.36-38
 
어제는 이발을 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를 달고서 그동안 지저분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어제 마침 쉬는 날이고, 또 조금 여유가 있어서 이발을 했습니다. 사실 제가 주로 가는 미장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주 가서 그럴까요? 계속 답변하기 힘든 질문을 계속해서 어제부터 다시 안 가게 되었습니다. 그 질문이 무엇이냐고요? 바로 이 질문입니다.

“아저씨! 왜 결혼 안하세요?”

제가 신부인 것을 모르거든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서 말하지 않았는데, 왜 결혼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집요하게 던지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부터 다른 미용실을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집이 아닌 새로운 미용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자매님도 제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오빠!(여기는 특이합니다. 오빠라고 하네요) 아이는 몇 명이나 있어요? 아니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요? 왜 결혼을 하지 않았어요? 그럼 애인은 있지요? 애인도 없다고요? 아니 그럼 무슨 재미로 살아요? 혹시 어디 문제 있어요?”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집도 이제 그만이구나.”

로만칼라를 하고서 사람들을 만나면 절대로 그런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게 부러움을 표시하면서 말씀하십니다.

“신부님은 얼마나 좋겠어요? 혼자 살아서…….”

바로 어떤 위치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속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혼자 사는 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앙적으로 바라보았을 때에는 어떤가요? 여자를 데리고 사는 신부를 이해할 수 없겠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 중에서 당신을 팔아넘길 사람이 있음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내가 빵을 적셔서 주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신 뒤, 이스카리옷의 아들인 유다에게 전해 주시지요. 당시의 문화에 따르면, 성대한 식탁에서 빵을 적셔 준다는 것은 특별한 임무를 맡겨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임무를 받아들이는 표시로 빵을 먹어야 합니다. 과연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특별한 임무를 맡겨주십니다. 바로 사랑의 임무였던 것이지요.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 것이지요. 그런데 유다는 그 임무를 거절합니다. 그래서 그는 빵을 받기만 할 뿐 먹지 않습니다. 그 순간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고 성서는 말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받아먹지 않았기 때문에, 사탄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어떤 관점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랑의 관점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세상의 관점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예수님을 팔아넘겼던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관점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단순히 내게 무엇인가를 주시는 분으로만 생각해야 할까요? 아니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주시는 모든 이의 주님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세상의 관점으로만 보지 맙시다.



진정한 강함은(박노해, '겨울이 꽃핀다' 중에서)

진정한 강함은
닫힌 강함이 아니다.

단순한 강함
한바탕 강함이 아니다.

진정한 강함은 섬세함이다.

철저한 자기 절제력이다.

안의 깊음으로 불의에 강함이다.

부드러운 강함이고
열린 강함이고
복잡성을 품어낸 강함이다.

진정한 강함은
비록 작아도
여려도
생을 두고 끝까지 정진하는 것이다.

흔들려도 끝까지 걸어가는 것이다.

 

 

Amen, amen, I say to you, one of you will betray me.”
(Jn.13.21)

 

 

 
Danny Canh - Speak Of The He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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