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묵상 *
유다는 선과 악에 대한 긴장을 늘 심하게 느끼며 산 사람으로 보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유다는 자신의 인간적 욕망으로만 가득 차 있었다고 짐작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가능성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제자로서 공생활 내내 그분과 함께
그리고 다른 제자들과 함께 생활해 온 유다에게서 다른 제자들은 전혀
그 내면의 탐욕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만일 유다의 마음이 악으로만 가득 차 있었다면
예수님의 열두 제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분께서 복음을 전한 3년간의 세월을 결코
함께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며, 다른 제자들 또한 그러한 유다의 면모를 능히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성경에서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한, 예수님의 공생활 중에 이루어진 제자들의 친밀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유대감으로 형성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박해받는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려면 그분에 대한 강한 유대감과
믿음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자들 간에 서열 의식을 가지고 다투는
모습을 볼 수는 있을지언정(마르 9,33-35) 그들 스스로 분열하는 모습은 성경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자들과 예수님 사이의 유대감은 훌륭했을지언정 제자들 개개인이
예수님과 맺은 유대감은 서로 달랐을 것입니다. 곧, 베드로가 지닌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유다와는 분명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금전적인 욕망의 그늘 아래 있었던 유다는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의 모습을 함께 체험하며 끊임없이 양심의 갈등을 느꼈을 가능성이 큽니다.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이처럼 애초부터 있었다고 보기보다는,
자신의 비천함과 예수님의 거룩함 사이의 심한 괴리감으로 말미암은 것일 수 있습니다.
그 누구도 주님을 일부러 배신하려고 계획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주님에게서 벗어나고 있는 자신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에는,
언젠가는 악으로 향하고 있는 자신을 느끼면서도 그 한계선을 넘어 버렸음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하느님, 성자께서 십자가의 형벌로 원수의 세력을 물리치셨으니,
저희에게 부활의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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