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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유머, 웃음" --- 2007.4.9 부활 팔일 축제내 월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09 조회수841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4.9 부활 팔일 축제내 월요일

 

사도2,14.22-33 마태28,8-15

                                                      

 

 

 

 

 

"하느님의 유머, 웃음"

 

 



활짝 피어나는 봄꽃들,

그대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현존이자

하느님의 유머, 하느님의 웃음을 상징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하느님 최고의 유머이자 웃음입니다.

 

십 여 년 전, 강원도 고성에 큰 산불이 난 후

다음 해 폐허지에서 피어난 빨간 진달래꽃들

불현듯 하느님의 유머,

하느님의 웃음 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머는 영성의 진위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입니다.

심각함은 절대로 거룩함의 표지도, 영성의 표지도 아닙니다.

 

대부분의 성인들은 풍부한 유머로

주변을 밝고 따뜻하게 했습니다.

 

절망 중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슬픔 중에 있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유머입니다.


자기 비움에서 솟아나는 유머이자 꽃처럼 피어나는 웃음입니다.

하느님의 자기 비움의 극치에서 솟아난

하느님 최고의 유머이자 꽃이 그리스도의 부활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유머의 원천은 바로 부활 신앙임을 깨닫습니다.

 

며칠 전 큰 화재를 입은 본원을 방문했을 때

수사님들의 평온한 미소와 유머에

오히려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기도하고 먹고 잠은 자라고,

  성당과 식당과 잠자리는 남겨 놓으신 것 같습니다.”


어느 수사님이 화두처럼 던진 말, 기막힌 유머입니다.

폐허지에서 환한 희망으로 피어난 봄꽃 같았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주님을 세 번씩이나 배반했던 베드로는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이후

용감한 사도로 돌변하여 주님 부활을 증언합니다.


“여러분은 무법자들의 손을 빌려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다시 살리셨고,

  우리는 모두 그 증인입니다.”


“하느님의 오른쪽으로 들어 올려 지신 그분께서는

  약속된 성령을 아버지에게서 받으신 다음,

  여러분이 지금 보고 듣는 것처럼

  그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텅 빈 공(空)은 바로 성령 충만한 하느님의 현존이 되고

여기서 샘솟는 유머요 찬미와 감사요 기쁨입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하느님 최고의 유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위로 받으셔야 할 분이 제자들을 위로하시고 격려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희망입니다.

 

하느님 최고의 유머이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알 길이 없는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 고작 한다는 일이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우리가 잠든 사이에 시체를 훔쳐갔다.’ 하라고 사주하며

경비병들을 돈으로 매수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 우리와 함께 계실 때

텅 빈 공의 초연함에서 흘러나오는 유머가

우리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주변을 밝고 따듯하게 합니다.

 

유머와 웃음, 참 영성의 표지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하느님의 참 좋은 유머이자 웃음인 미사가

우리에게는 무한한 힘과 위로가 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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