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따르면 죽어야 하느님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죽음은 두려움이고, 우리는 죽음을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죽을 준비를 해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렸을 때 나에게 소중한 사람과 친척들이 해마다 한 분씩 돌아가셨다. 그래서 새로운 해를 맞기가 싫었다. 이렇게 한 해 한 해를 보내다 보니 나는 죽음을 잘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살면서 점점 죽음을 준비하지 못하고 삶만을 준비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나도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는지, 아니면 예전처럼 죽음 앞에서 덤덤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과연 나도 죽음을 이기고 있는가? 늘 자신에게 하는 물음이다.
하느님을 만났을 때 과연 “나는 주님을 뵈었습니다.” 하면서 즐거워할 수 있을까? 아니면 하느님을 피해서 도망가려고 할 것인가? 나는 제대로 삶을 살고 있는 것인가? 울고 있는 마리아에게 예수님은 “여인아, 왜 우느냐?” 하고 위로해 주신다. 죽음 앞에서 울고 있는 우리에게, 두려워하고 있는 우리에게 예수님은 위로를 주신다. 슬픔을 이겨내는 것,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 그것이 나의 믿음 안에서 자리 잡고 있는 부활 신앙이다.
이홍일 신부(인천교구 동춘동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