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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잃어버린 가난 . . . . . . . [김승오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11 조회수879 추천수10 반대(0) 신고

 

 

 

 

 

12년 전 포니2 자가용을 갖게 되었을 때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운전을 했습니다.
어쩌다가 교우를 만나면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지요.
마치 무엇을 훔치다가 들킨 것처럼...

그때는 함백성당 탄광촌에서
정구라켓을 들기가 부끄러워서 감추어 두고
막장에서 살아나오는 시커먼 광부들을 생각하며...
몸을 움츠리고

목소리를 낮추며 살았습니다.

좋은 신사 양복을 교우들이 맞추어 주었을 때
입어도 되나...  하고 망설이다가

옷걸이에 걸어두고
입을 적마다 두근두근 거리는 심장을 억누르며
다시 벗어 걸어놓고

구겨진 옷을 걸쳐 입고 나갔습니다.

그러더니... 차츰
고개를 번쩍(?) 들고 여유있게 웃으며 운전을 하게 되었고
좋은 옷 사양하지 않더니...


지금...

이상해 졌습니다.



부끄러움도 없어지고
목소리도 높아지고
유행따라 옷을 입고 다니며
아주 자신 만만하게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삼척에서 15년 전

맹방공소 미사를 마치고
꼬마들과 눈싸움을 하고 기타를 맨 채
2시간을 버스를 기다리며 즐거워했었는데...


이젠 새마을기차, 우등고속을 즐겨 찾으며
어린마음은 찾아 볼 수 없고
곧잘 짜증을 내며
가난했던 마음을 잃어버렸습니다.

가난을 잃어버린 마음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마음만 그리워할 뿐
몸도...

마음도...

늙어가고 있습니다.

 

 

- [하나되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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