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시) 저녁노을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12 조회수743 추천수3 반대(0) 신고

 

 

<저녁노을>



서향 마주친 창 너머

성당 십자가 위에 걸린 노을


선명히 붉은 포도주 뿌린 듯

무어라 말하지 않아도

마른 목젖을 간질이고

언덕마루 넘어간다


두 번 다시

쳐들지 않을 것처럼 매달려

고개 떨어뜨리고 선

그의 침묵


빈 하늘의 붉은색은

한 남자가 남기고 간

핏빛 우정의 기억으로

외롭지만은 않다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일상을

새로 축복하기 위해

익숙해져 무심한 것들과

짧지만은 않은 이별을

저 노을처럼 아쉬움 갖고

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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