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14 조회수592 추천수4 반대(0) 신고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예수님께서는 주간 첫날 새벽에 부활하신 뒤,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셨다. 그 여자는 예수님과 함께 지냈던 이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살아 계시며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마침내,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9-15)



  우리가 세례를 받고 성교회에 입교했을 때 얼마나 감격 했었나요! 수개월 간의 교리교육을 받고나서 대부 대모를 모시고 첫 영성체를 했을 때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누구나 속으로 복받치는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이제 정말 새롭게 태어난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앞으로 계속 주님 안에서 거룩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누구나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초심자의 감격이 사라질 때쯤 우리는 흔히 말하는 발바닥 신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주일 미사나 겨우 참례하고 그 외의 모임은 대충 빠져 버립니다. 혹시 교회에서 교육과 봉사단체 모임에 가입하라고 권하면 여러 가지 핑계를 대고 맙니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시간이 없다고, 아직 배움이 모자란다고 둘러댄 핑계는 사실은 불신과 완고함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간 살아온 생활습관의 무게가 그만 우리를 움직이기조차 힘든 비만아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군살을 덜어내는 다이어트는 죽기만큼이나 힘이 든 법입니다. 또 일상에서 신앙의 부활을 체험한 이들이 하는 말을 듣고서도 한 귀로 흘려듣고 말았습니다. 그 체험들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오늘 예수께서 이런 완고한 모습을 지닌 열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꾸짖으셨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꾸짖기는 했지만 그런 모자란 믿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조건을 달지 않으시고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16,15)


  믿음이 굳세고 대단해야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믿음을 고백하면서도 주님 말씀에 순종하여 선포하면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 중에서도 주님께서 다 준비하시고 이끌어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 선포 과정에서 은총과 성령의 도움을 받아 저절로 자신의 믿음이 성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은 없습니다.


  어느 교우는 자기를 미워하고, 험담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는 복음 말씀을 실천하기 너무나 어려웠는데 어느 순간 그 기도가 결국은 자기를 위한 것이라는 깨닫고 나서는 쉬워졌다고 합니다. 내가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을 그가 알기나 할까? 혹시 안다고 하면 더욱 좋겠지만 모른다고 하여도 그 기도 덕분에 마음이 평화로워 지는 것은 결국 자기라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처는 세기의 악처로 유명합니다. 그녀 때문에 크나큰 고통을 받았을 텐데도 그는 자기 처를 자기 인생의 선생으로 삼아 갖은 험담과 조롱과 구박을 견디며 오히려 그녀를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그녀와 결혼한 첫날밤을 보낸 뒤 소크라테스는 제 명대로 살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즉각 알아챘습니다. 그리고 그 신조를 평생 지켜나갔습니다. 그 결과 그는 세기의  스승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삶을 긍정하고 주님께 순명하는 자세입니다. 언제나 우리가운데 계신다고 하신 그분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이 말씀을 명심하고 겸손되이 복음 선포 사업에 나서야 하겠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