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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36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0 조회수594 추천수5 반대(0) 신고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36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대영광송.-


난 장에서 우리는 ‘자비송’에 대하여 공부했습니다.

여태까지 살면서 기복적이고 이기적인 세속 목적에서 하느님께 자비를 구했던 과거의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물론 하느님의 자비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지만, 미사 중에 바치는 자비송은 세상 죄악과 싸우려고‘제 탓’을 하면서 걸의를 다지는 사람들에게나 효능이 있습니다.

죄악과 하느님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는 경우에는 하느님의 자비도 무용지물입니다.


♣~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려면... ~♣


세상의 더러운 관행과 죄악 가득한 이해득실에 맞서 싸우려고 하느님 자비를 청하는 가톨릭신자의 신앙은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에 무모하게 비쳐지기 때문에, 신앙이 없는 일반 세속 사람들이 볼 때에는 이상하기만 합니다.

엄연한 현실에서 우리 삶을 사실상 지배한다고 여겨지는 것은 하느님 은총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에서 판치는 죄악의 힘이 이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삶의 고비마다“세상은 원래 그런 거야.”또는 “사람이 산다는게 말이지.”하는 말을 듣거나 되뇌면서 죄악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어쩌다가 모처럼 신앙적 결심을 실천할 때에도 솔직히 말하면, 마음 한 구석은 불안합니다.

혹시라도 죄악이 최후의 승자가 되어 잘난 것도 없는 나 혼자 괜히 양심을 지켰다가 인생이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느낌은 여태까지 내가 살아온 과거나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면서, 또 당장 눈앞에 복잡한 일이 생기거나 고통을 당하게 되면, 정말 하느님 뜻대로 세상이 굴러 가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신앙적인 결단을 하려다가도 자꾸 주저하게 되는 이유도 이런 것입니다.

이러다 보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우리가 미사에 참례하여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죄악과 단절하고 십자가를 지기 위해 하느님께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진심에서 기도하다 보니, 이제까지 몰랐던 세계, 새로운 시야가 열립니다.

“아! 아무리 우여곡절이 있어도 어쨌든 맨 마지막에 가면 하느님께서 승리하시는 구나. 지금은 죄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좌절해선 안 되겠구나. 내가 구원받고 세상 구원에 도움이 되려면 하느님 영광을 위하여 살아야 진정한 평화를 영원히 누리게 되는 구나!”하는 감격적인 깨달음에서 우리는 이제 대영광송의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기만 해도금방 알 수 있습니다.

대영광송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죄악에 승리하신다는 확신의 노래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확신하게 되면 이렇게 이미 죄악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승리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힘찬 대영광송마저 아무런 느낌이 없이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림절이나 사순절에는 대영광송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는 분도 많습니다.


- 대영광송을 잘못 바치는 악습 - 

대영광송을 바치는 신자들의 나쁜 습관 증에 가장 심각한 것은, 미사 뿐 아니라 우리 가톨릭교회의 다른 기도문도 마찬가지인데, 기도를 바치면서 보통‘하느님.’,‘주님’,‘그리스도님’이라고 부르게 되는데 삼위일체의 하느님 중 어느 분(위격)께 바치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대충‘하느님’이라고 생각하면서“그게 그거지.”,또는 “거시기 이겠지.”하는 정도로 얼버무려 버립니다.

이런 잘못은 대영광송을 바칠 때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대영광송으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린다고 하지만, 성부-성자-성령께 따로 드려야 할 몫을 혼동하여 분별없이 흐리멍덩하게 만듭니다.

하느님께서야 별 상관이 없으시지만, 우리가 기도하고 묵상하는데 지장을 주기 때문에 정확한 구별이 필요합니다.


- 대영광송의 한 가지 소프트웨어 -    

대영광송은 맨 처음에 성부께서 받으셔야 할 영광에 맞갖은 우리 자세에 관련된 내용이 나옵니다.

이 부분을 기도할 때에는 나를 창조하신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도 만드셨고 그 창조의 흐름이 나를 통해 온 세상에서 이어진다는 기쁨을 노래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 하느님, 하늘의 임금님,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을 기리고 찬미하고 흠숭하고 찬양하고 그분 영광이 커질수록 우리가 드리는 감사도 커집니다.

가톨릭 신자인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달았기 때문에 평화와 기쁨에 겨워 노래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듯이 마음에 없는 빈말로, 서로 추켜세우거나 기분 좋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 다음에 대영광송의 중심을 이루는 성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도가 이어 집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으로서 내 죄악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죄를 깨끗이 없애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자비를 청하며 간구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대목에서는 나 혼자 세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죄를 없애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봉장처럼 앞장서서 가시니,

우리도 자신감을 갖고 뒤따르는 모습이 현실감 있게 다가와야 합니다.

그래야 내 삶과 세상에서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 주님이시며 홀로 높으신 그분께서 성령과 함께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 안에 계시다고 노래할 수 있습니다.

마치 군인들이 군가를 위풍당당하게 부르며 행진을 하거나 시위대가 출정가를 부르며 거리에 나서는 모습이 떠올라도 좋습니다.

대영광송을 바칠 때에는 이렇게 거룩하고 힘찬 느낌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내 삶으로 영광을 드려야.. 로 이어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그리스도 왕국:마태13,31~33]카톨릭성가 7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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