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4-20 조회수800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7년 4월 20일 부활 제2주간 금요일
 
 
"Where can we buy enough food for them to eat?"
(Jn.6.5)
 
제1독서 사도행전 5,34-42
복음 요한 6,1-15
 
어제 새벽 묵상 글에도 썼지만, 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제가 속해 있는 남동지구 사제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신부님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우리들은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숙소 근처의 횟집에 들렸지요. 맛깔스러운 음식과 싱싱한 회에 우리들은 모두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그 양이 많다보니 배가 점점 불러왔고, 음식을 넘기는 속도도 점점 느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이제 배불러서 더는 못 먹겠다.”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로 그때 주인아주머니께서 그릇에 무엇인가를 가져오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김’이었습니다. 소금도 없고 기름칠도 되어 있지 않은 일명 ‘맨 김’과 김을 찍어서 먹을 수 있는 간장을 가져오신 것입니다.

‘배불러서 더는 못 먹겠다.’고 말했던 신부님들이 “야, 이런 것도 나오네. 맛있겠다.”하면서 다시 수저를 드십니다. 그리고는 밥 한 그릇씩을 뚝딱 없앴지요.

그렇게 귀한 반찬도 아니고, 값이 비싼 것도 아닙니다. 사실 요즘에 이런 맨 김에 간장 찍어서 식사 하시는 분이 어디에 계십니까? 하지만 어렸을 때의 반찬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그 어떤 값비싼 반찬보다도 귀하게 생각되더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돈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먹고 사는 것? 그런데 이런 말도 있지요.

“만약 부자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그는 가난한 사람처럼 먹어야 한다.”

즉, 먹고 사는 것 때문에 돈을 추구하지만 오히려 부자가 건강한 가난한 사람을 부러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자는 말했습니다.

“제나라 환공은 큰 부자였지만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백이는 굶어 죽었지만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그를 애도한다.”

이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돈일까요? 아니면 명예일까요?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소중한 것도 내어놓을 수 있는 사랑이야말로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귀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라고 묻지요. 이에 필립보는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조금씩이라도 받아먹게 하자면 이백 데나리온 어치 빵으로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필립보는 돈만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안드레아가 나서서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라고 말합니다.

보리빵과 물고기는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었지요. 소년은 남을 너그럽게 섬기고 자기 이익을 챙기지 않고 아낌없이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상기시킵니다. 바로 가난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을 수 있는 사랑을 가지고 예수님께서는 큰 기적을 일구어내십니다. 바로 백성이 배부르게 먹고도 많은 것을 남게 하시지요.

예수님께서는 이제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을 모아라.”라고 하십니다. 바로 당신 공동체가 재물을 축적하는 것을 원하시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재물을 축적하면 반드시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물이 부족한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일 새벽에 저희 성당에 있는 기도 틀에 꽂혀 있는 기도 지향을 하나씩 펼쳐서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삐뚤삐뚤 적은 글씨가 가득한 기도 지향을 보니 토요일에 성당의 어린 아이들이 꽂아 놓았나 봅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대다수가 돈과 관련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로또 복권 맞게 해주세요.”

“우리 집 부자 만들어 주세요.”

“아빠가 돈 많이 벌게 해 주세요.”

예수님도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임을 보여주셨는데, 돈과 연관시키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필립보처럼 꿈나무라고 불리는 아이들부터 ‘돈’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서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어른들이 아이들 앞에서 ‘돈, 돈, 돈’을 외쳤기 때문이 아닐까요?

도나단 스위트프는 “돈을 머릿속에 두되 마음속에 담지 마라.”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기억하면서 가장 중요한 사랑을 마음속에 담도록 하십시오.


아이들에게 돈 이야기를 하지 맙시다.



멋진 휴먼 스토리(박성철, '느리게 그리고 인간답게' 중에서)



어느 육상 선수가 쓴 이 글은 삶을 살아가는 진지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왜 달리냐고? 달리지 않는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 고통은 매일 존재한다.

이젠 쉬워졌냐고? 별 차이 없다. 달리기 시작한 첫 날 느꼈던 것과 똑같은 고통이다. 쉬워진 것이 있다면 그건 다만 좀 더 먼 거리를, 좀 더 짧은 시간에 달린다는 것뿐이다.

고통은 똑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배자는 누구인가? 육체인가? 나인가?

달리는 동안 나는 늘 확인한다. 내가 지배자라는 사실을. 내가 운명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나를 무력하게 만들고 배신하며 뒤흔드는 세상에서, 달리기는 희망과 확신을 준다.

왜 달리냐고? 난 이기기 위해서 달린다. 정말 중요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나 자신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지금 당신의 삶이 무섭고, 고통스럽고, 겁나고, 아프고, 걱정되고, 한숨이 나온다 해도 가슴속에 희망의 등불을 밝히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십시오. 가장 소중한 것은 가장 어렵게 얻어지는 법. 세상에서 가장 큰 승리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입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그럴듯하게 이겨나가는 모습, 그것처럼 드라마틱한 장면은 없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지만, 뜨겁게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진지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휴먼 스토리. 그 멋진 드라마 주인공이 바로 당신이 되기를…….
 
Philip answered him,
“Two hundred days’ wages worth of food would not be enough
for each of them to have a little.”
Andrew, the brother of Simon Peter, said to him,
“There is a boy here who has five barley loaves and two fish;
but what good are these for so many?”
Jesus said,
“Gather the fragments left over,
so that nothing will be wasted.”
(Jn.6.7~12)
 

Sicilian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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