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요한 6,16-21
때로는 잔잔했고 때로는 출렁였던
속을 알 수 없는 내 인생이라는 호수.
잔잔했을 때에도 깊숙이에선 몹시 흔들렸고,
출렁거리던 때에도 깊숙이에선 의외로 잔잔했다.
‘이 호수를 무사히 건너게 될 것인가?’
호수의 한 가운데에서 이런 의혹의 세찬 바람을 간간이 맞기도 했다.
중심을 둘 그 무엇이 빠져있을 때는 더욱 그러했다.
오늘, 예수님을 태우지 못하고 출발한 제자들의 심정처럼.
‘이 호수는 어디로 닿아있는 것일까?’
호수의 한 가운데에서 문득 이런 불안에 시달릴 때도 있었다.
초조하고 여유가 없어졌을 때에는 더욱 그러했다.
오늘, 이미 어두워졌는데도 목적지는 보이지 않는 제자들의 상황처럼.
그.러.나.
내일을 모르는 불안에 흔들리면서도 벌써 오십해가 넘도록 물 위에 떠 있고,
깊이를 모르는 의혹에 시달리면서도 종착지에 닿을 것을 준비하고 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분이 보이지 않아 불안에 휩싸였을 때에도
아무 대답도 없어 의혹에 시달렸을 때에도
그.분.은.
어느새 출렁이는 내 인생의 호수 위를 걷고 계셨고,
어느새 흔들리는 내 작은 배 가까이 계셨다.
그제서야 확실히 그분을 알아보고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는 동안
배는 어느새 가려던 목적지에 스르르 가 닿았다.
그분이 바로 내 항해의 목적지이고
그분이 바로 내 깊은 의혹의 대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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