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따라, 주님의 뜻 따라 살 때 비로소 자유로운 삶입니다.
오늘 1독서 사도행전의 필리포스,
자유롭기가 마치 바람 같습니다.
말 그대로 무소유의 바람 같은 자유로운 삶입니다.
내 뜻대로가 아닌 오로지 주님의 뜻대로의 삶임을
다음 몇 대목에서 즉시 감지됩니다.
‘그 무렵 주님의 천사가 필리포스에게 말하였다.
“일어나 예루살렘에서 가자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거라. 그것은 외딴 길이다.”’
‘그때에 성령께서 필리포스에게,
“가서 저 수레에 바싹 다가서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물에서 올라오자
주님의 성령께서 필리포스를 잡아채듯 데려가셨다.’
온전히 주님의 성령 따라,
주님의 도구되어 사는 필리포스의 자유로운 삶을
상징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치 그윽한 꽃향기를 담아 전하는 바람처럼,
기쁨을 남겨 놓고 초연히 떠나는 성령의 사람,
참 자유인 필리포스입니다.
‘그래서 내시는 그를 더 이상 보지 못하였지만
기뻐하며 제 갈 길을 갔다.’ 합니다.
에티오피아 여왕 칸다케의 내시에게 세례의 기쁨을 남겨놓고
집착함이 없이 바람처럼 떠나는
필리포스의 자유로운 삶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어 필리포스는 아스돗에 나타나,
카이사리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을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하였다 합니다.
주님의 도구되어 무욕(無慾)의 복음 선포의 삶에 충실할 때
비로소 자유로운 삶임을 깨닫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체험할 때 저절로 비워지는 욕심이요,
욕심 비워지는 빈자리에
가득 차는 영원한 생명이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참 자유에 이르는 길은 오직 하나,
믿음과 성체성사를 통한 영원한 생명의 체험뿐입니다.
영원한 생명의 체험이 허무와 불안, 두려움의 어둠을 몰아내고
자유와 평화, 기쁨으로 충만케 합니다.
오늘도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을 믿는 우리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의 성체와 말씀을 선사하시어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