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소 가는길"
마른날
창조주 만드시고
조상님들 남겨주신
병풍처럼 둘러친 산 그림자 곱게 앉은 강을보며
나랏 땅 횡으로 절반 지나
새 잡으러
바다로 간다
질서로 허락된 절반의 내길
괴으른 봄 길
내게만 보이려는지
겹
꽃
고아서
마음에 가두며
커다란 희망 같은 터널을 지나
모래섬 두꺼비집이 이런 모양이었나
어릴적
성탄때 방문한
인디언 그림의 군인들 숙소가 떠오르기도 하고
더는
고울 수 없겠다 싶은
이녀석
살살 다가서서 입 맞추고 돌아서지 못해
가만이 붙잡아
마음에 가두었지
등꽃 도배한
구절재
굽이굽이 돌아서 내려 오는길
건너다 보이는
섬진강 수력 발전소를 보면서
나라 잃었던 흔적 같아 끝내 정 줄수 없었어
저기
한달도 빠르게 모내기한 농심
부지런한 뒤안에
장하신 손길 복 있으시라고
기도마져 모자라
바라만 보았습니다
유채향 가득한 평원에 서면
그리도 보고싶은 한사람 가만이 마음을 파고 들어
멍먹한 목으로
마른 아픔이 꺼칠하다
굵은 핏줄 터질까
질끈
동여맨 두건
하얀 무명의 평화가
함성처럼 일어서 그날의 녹두 꽃 여적 피는데
바뀌지 않는 세상
공존
평등은 멀고 얼굴만 바뀌었나 보다
임의
꿈이 크셨기에
흔적 남겨지고 남은이들은 역사라
가려도 가려도
물처럼 흘러나오는 민중의 소리가 여기 되살아 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남겨 줄 것인가
자랑스런 조상님
면전에 서 있기 송구함이여
그날이
오늘 같아서 내 머리가 띠하고 가슴은 따끈합니다
삶보다
더
질긴
삶을 보면서
도시로 쫓겨간 소박함이여
텅빈 농심으로 참새만 지납니다
저곳에서 정붙여
고왔던 때도 있었으리
무겁던
마음이 고파 붕어도 두 마리나 잡고
찌릿한 수족관의
꿈
한 없는 자유
고향으로 돌아 가고파
나보다
더 아플 너도있구나
지나며 군침 삼킬 어떤이도 있겠다
새다
더많은 새 짭쪼름한 해풍
저기
묶여 흔들리는 배
베드로의 고깃배는 아닐꺼다
나만
그리 볼뿐
끼룩 끼룩
달아 나고 따라 가는 엉덩이도 잡고
양치 했는지
화장은 했는지
물에 거울 보는 등도 두드리고
잡아도
붙 잡아도
떼로 몰려드는 평화
잡는것도 지칠즈음
나는 보았지
저기
말 없는
그냥 서 있어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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