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버지의 어린 아들로"
향기
그윽한 어린이날
오늘만은 나도 아버지의 어린 아들로
산으로 들로 사슴처럼 뛰어 다녔어요
고요한 탄생을 준비하는데
불한당 같은 침입자로
좁은 어미 가슴이 얼마나 탔겠습니까
참 미안했어요
아버지의 창조물 속에서
행복 가득한
마음은 더 바랄게 없었지요
소나무에 가득한 송화를 보니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다식이 먹고 싶은데
하늘 나라에서
더 많은 어린이에게
만들어 주시고 계실런지
너는
기대고 오를게 없으니
서로 도와 여기까지는 왔는데 이제 어쩔래
바람이라도 기대고 오르고 싶을게다
저 높은 곳으로
어쩌랴 한계는 늘 내일의 희망뿐인걸
빈혈 들린 어제는 생각조차도 버겁더니
돌 틈에서도 꽃은 피어났어요
시작인 곳이 고향이라면
돌아갈 고향은 끝나는 곳에서의 시작일까요
잠시도 그냥 놓아주지 않는 바람으로
흔들리며 흔들리며
곱게도 피어났네요
잠시만 돌아다 보면
작은 들꽃 천국 자연의 보고였어요
이름도 다 모르는채
가만이 기대어 쉬디가
연꽃이
벙그는 못에는 바람이 불어도
동요치 않고
누가 보던지 말던지
각자 살금 살금 영역을 넓혀 가네요
또 다른 꽃으로 가는데
놀란 산토끼 달아나다 커다란 눈 멀뚱 멀뚱
꽃이 떨어진 보춘화가 싱그러워
송화 날아와서
하얗게 덮어주며 서로 돕고 살지요
한 없이 그리운 어린시절로 돌아가 뛰고 놀다
돌아와 보니
희끗한 머리 하얀색이 더 늘었네요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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