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52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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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춘식 | 작성일2007-05-06 | 조회수553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52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보편 지향 기도.- 그 다음에 우리가 바치게 되는 ‘보편 지향 기도’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 전례는 우리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면서 마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듣고 우리 나름대로 어떻게 살아 갈 것인지 해석도 했고, 가톨릭신앙 안에서 그 내용을 정화한 다음에, 하느님께 무엇을 어떻게 도와달라고 하는지 보편 지향 기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기도합니다. 이 보편 지향기도는 귀로 기도해야 되는데, 대부분 이렇게 청각을 이용하려고 하면, 눈이 저절로 감긴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눈을 뜨고 있으면 보편 지향 기도에 필요 없는 것들이 내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보통 이 때, 마땅히 시선을 둘 곳이 없기 때문에 눈이 소리 나는 쪽을 향하게 되는데, 아주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사람이나 주송자를 바라보면서, “저 여자 머리 스타일이 바뀌었네. 지난번이 더 어울렸는데, 오늘은 옷차림까지 이상하네.” 하는 정도의 분심을 갖기 쉽고, 또 귀만 쓰는 경우에도“말투를 들어보니, 고향이 어디구나.”하는 잡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미사 후에 기도한 사람의 말실수는 생각이 나도, 기도 내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보편 지향 기도를 바칠 때, 주변적인 것들,-사람이나 다른 요소.- 보다 기도 내용에만 집중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런 점을 조심하면서 보편 지향 기도는 미사 책에 있는 것을 그대로 하는 것보다, 잘 안 되더라도 기도문을 스스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실질적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기복적인 내용을 극복하고 공동체의 기도를 바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옆 집 애 아빠는 이번에 승진도 하고 월급도 많이 올랐는데, 저희 가족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기를 기도하는 것은 보편 지향 기도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또 사촌이 땅을 샀는데, 이번 여름에 물에 잠겼으면 하고 기도 한다면, 그것은 기도가 아니라 저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현실에서는 그러한 기도를 바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잘못을 잘 분간하여 기도하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잘못된 소프트웨어가 탈바꿈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잘 안되더라도, 믿을만한 사람이나 수녀님께 여쭈어본다든지, 사전 검사와 비슷한 장치를 한다면, 큰 어려움이나 혼란이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53회: 성찬 전례를 시작하는 봉헌으로 이어 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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