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주시는 내적 평화란 어떤 것일까요? 우리 수도회의 한 복자께서는 죽음을 앞두고 마음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울 법했지만 찹잡한 심정으로 고별사를 이렇게 남겼습니다. "오늘 저녁 7시에 내가 늘 사랑하던 주님께 갑니다.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마십시오. 나는 아주 행복합니다.
착하게 살고, 하늘나라에서 만나기 위해 모든 어려움을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으십시오. 나는 하늘나라에서 모두를 기억하겠습니다. 나는 싸움 끝에 맞는 이날이 내 인생의 모든 날 중에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천국만이 영원한 것입니다. 우린 다시 만날 것입니다. 그때에는 이별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 어머니 마리아께서 나를 기다립니다. 몇 시간만 지나면 나는 어머니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 큰 기쁨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안부 전합니다. 모두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나의 고향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1943년 8월 13일 순교한 날 1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야곱 갑 신부) 내적 평화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미사 때마다 우리는 주께서 주시는 평화를 함께 나눕니다. 어떤 마음과 자세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까? 평화의 인사 때 우리는 내가 주는 평화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서로에게 빌어주는 것입니다. 저는 평화의 인사를 나누기 전에 잠깐 얼굴 근육운동을 합니다. 주께서 주시는 고귀한 평화를 아무런 표정 없이 나눌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예수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르다지 않습니까?
고진배 수사(마리아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