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이순의 (2007년05월 초에 자은도 집에서)
섬 집에 도착하여 보았더니 마루의 여기 저기에 온통 손님들의 배설물들로 엉망이었습니다. 다 긁어 내고 쓸고 닦고 새로 니스칠까지 하였습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저렇게 세 마리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기둥쪽에 집을 짖기시작한 제비가 어디서 만났는지 짝과 함께 나타나 제가 돌아올 적에는 한 부부는 집을 다 지어 사랑을 나누느라고 행복하고 한 부부는 집을 짖느라고 바쁘셨습니다.
한참 공사중입니다. 저 진흙반죽이 얼마나 단단하던지요. 마루에 떨어져 마른 건축 폐기물들을 닦아내는데 잘 닦이지 않습니다. 비료포대 잘라서 깔아 놓았습니다.
집을 짖느라고 아직 공사중입니다. 그래서 미완성의 둥지에 둘이 함께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한 마리는 둥지에서 자고 한 마리는 빨래줄에서 잡니다. 야간의 후레쉬에도 놀라시지 않아서 감사했습니다.
기둥이 아닌 곳에는 이미 한 쌍의 제비 부부가 집을 다 짖고 서로 사랑을 나누느라고 지저귐이 얼아나 감미롭든지요. 집이 완성된 부부는 한 둥지에서 잡니다.
알을 낳으셨나 보았더니 제가 돌아올 때까지는 알이 없었습니다. 더 사랑 나눔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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