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59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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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춘식 | 작성일2007-05-15 | 조회수667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 미사의 소프트웨어 I[제 59회]/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님. - 감사송과 거룩하시도다 .- 지난 장부터 우리는 삶의 변화라는 주제를 갖고 미사의 성변화[聖變化]부분을 묵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살펴본 내용은 삶의 전반적인 변화 필요성, 즉 거룩한 삶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이미 공부한대로, 세상과 삶은 예나 지금이나 부조리하고 나를 점점 망가뜨려 갑니다. 그러나 우리 사람은 하느님을 닮아 기본적으로 거룩하게 살려는 본능적 욕구가 있기 때문에, 그 죄악의 진창에 엎어져 살 수 없습니다. 이렇게 거룩한 사람의 본질을 무시하고 현상적이고 즉각적인 처세에만 집착할 경우, 자신이 알게 모르게 인간성이 피폐해 가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이에 대한 방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미사의 성변화[聖變化] 부분은 나를 거룩하게 살도록 깨우쳐주고 자극하고 반성케 하는 균형 잡힌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공부했습니다.
- 감사기도를 시작하는 감사송.- 예물기도를 바치고 나면,‘감사송’으로 넘어갑니다. 더러운 죄인인 나를 받아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미사 흐름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아채야 합니다. 미사 통상문에서 이 순간 분위기는 고조 됩니다. 이런 흐름은 감사송을 노래로 바치는 교회의 전통 안에 남아 있습니다. 사제가“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면 신자들은“또한 사제와 함께.”하고 맞장구를 쳐야 합니다. 또“마음을 드높이.”,“주님께 올립니다.”하면서 우리 살과 피, 그리고 마음을 하느님께 올리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그리고“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합시다.”,“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하는 기도에 이르면 감사함이 뼈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성변화[聖變化]를 앞두고 사제는 하느님께 감사하는 우리 가톨릭신자의 도리와 구원의 길을 그 날 정례가 드러내는 구세사 안에서 기도합니다. 이때는 이미 봉헌한 내 인격이 세속적인 체증에서 벗어나 고속도로에서 일사천리로 시원하게 달리게 된 느낌이 있어야 합니다. 감사송은 자기 삶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내 썩은 살과 피가 예수의 성체 성혈로 변화하여 세상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준비 기도입니다. 이렇게 미리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훈련이 됩니다. 물론 그러한 정신 상태로 사회에 나가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사회적 죽음이 기다리겠지만, 순교자적 감사를 드리는 결의가 감사송에 담겨 있어야 합니다. 이럴 때에 나를 예물로 바치는 과정은 감격스러운 경의로움으로 가득 찬 가운데 정상적인 미사 참례가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것도 감사송을 바치는 순간에 정말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 현실입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소프트웨어를 지니지 못했기 때문에, 하느님 영광 덕분에 신이 나야 하는 이 순간에도 별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기 도리이거나 구원의 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길이 아닌 곳으로만 가기 때문에 미사 시간이 고생스러운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면 도리어“어떻게 미사 때마다 매번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나?”하고 반문 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이것은 자기 삶을 살지 않는 일종의 적반하장입니다. 미사 시작부터 죄를 제대로 뉘우치지도 않았고, 하느님 말씀을 깊이 새기지도 않았고, 자신을 하느님께 온전히 제물로 봉헌하지 않은 것은 바로 자신인데,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못하는 이유를 다른 데서 찾아서는 안 됩니다. 한 마디로 자신이 스스로 미사의 흐름에서 지속적으로 이탈하고 있었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조차 가질 수 없다는 사실부터 반성해야 하겠습니다. .....................................................♣† [60회: 거룩하시도다.로 이어 집니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 중림동[약현]성당 주임 정훈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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