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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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경재 | 작성일2007-05-16 | 조회수742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요한 16,12-15) 성서 묵상 나눔을 하다보면 기도나 묵상을 처음해보는 초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있습니다. 기도 내용과 결론이 좋은 이야기, 하느님을 찬양하는 데에 기울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감사와 그분의 이끄심으로 너무 쉽게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숨기는 것이 미덕인 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관념적으로 흐르게 되고 맙니다. 또 남이 묵상한 내용을 본받아 나도 그렇게 동의한다는 식으로 얼버무립니다. 그들은 마치 위대하고 경이롭고 전지전능하신 분에게 자신이 느꼈던 분노와 허탈과 매달림을 아뢰는 것이 큰 죄나 되는 것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더욱이 기도 중에 분심이 들면 안 된다는 고정 관념 때문에 모든 생각을 잡념으로 여겨 떨쳐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단 10초도 지낼 수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아주 가까운 친구가 있는 데 언제나 그에게 고맙다고만 표현 합니까? 어느 때는 고민도 말하고, 남들 험담도 말하고,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 정치 이야기를 하면서 성을 내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는 음악회, 영화, 시와 소설 등등 문화도 이야기 합니다. 오히려 고맙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부끼리는 이보다 더하죠. 늘 그저 그런 이야기만 합니다. 어느 자매가 최근에 암으로 오래 투병하다가 남편을 하늘나라로 떠내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하느님께 감사와 흠숭기도를 드린다고 합시다. 그럼 그녀는 성녀일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녀가 진정 성녀일까요? 아닙니다. 그녀는 미성숙한 어린아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뿐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곧 더 이상 기도를 드리지 못하는 계기가 될 뿐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기도에서 얻을 수 있는 주님과의 대화나 치유, 변모, 변형의 일치 등등의 단계에 도저히 들어 갈 수 없게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미묘하고 어렴풋하면서도 아주 구체적으로 다가 옵니다. 어떤 분은 최근에 닥쳐온 여러 가지 고통과 어려움에 호소하여 과연 신이 계신지 분노를 터뜨리게 됩니다. 그런데 그는 머지않아 할 말이 더 있는지 궁금해 하시면서 여전히 인내롭게 자신의 불평을 듣고 계시는 하느님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이 자신이 지은 죄를 통회하거나, 자신이 너무나 보잘것없다는 것을 고백하고 난 뒤에 “나는 그런 너를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드리겠다. 그러니 너도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목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느낀 것을 주절 댈 수 있어야합니다. 또 몸으로 표현 할 줄도 알아야합니다. 복음 말씀은 우리더러 응답하도록 요구하고 있지 감상하고 이해하는 수준에 머물라고 하지 않습니다. 또 제가 지난주 묵상에서 “사랑의 전화”라는 주제로 묵상한 적이 있는데 이것을 영성지도에서는 전달기도(communicative prayer)라는 이름으로 설명합니다. 인간은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관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기도는 그런 관계에 영향을 받는 것입니다. 공동체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우리는 감당하지 못한다고 주저앉을 것이 아니라, 진리의 영께서 이끄시는 데로 나아갈 수 있게 적극적으로 맡겨드림으로써 정체되고 미숙한 신앙이 아니라, 성숙되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몰입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Lord help me Jes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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