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용기를 내어라'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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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복순 | 작성일2007-05-21 | 조회수719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용기를 내어라'(요한 16,29-33)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얼마 전 중국 비행기가 김해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유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 때 어느 유가족이 "왜 우리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라고 울부짖는 것을 보았다. 왜 우리가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 라는 이 울부짖움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그치지 않고 던지는 질문이다. 그렇다고 누구하나 속시원히 해답을 해주지 못했다.
여러분들은 언제 누구에게 이런 말을 들어보았는가? 정말 살기 힘든 요즈음 지나가는 말이라도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시는 분이 내 곁에 있다면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고맙게도 예수님은 오늘 복음을 통해서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의 말씀에 힘을 얻어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아무튼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인간은 누구나 세상에서 고난을 겪고 있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인간이면 누구나 세상에서 고난을 겪고 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아무리 아무 걱정이 없이 잘 지내고 있는 집 같이 보여도 가까이에서 그 집을 들여다보면 나름대로 말 못할 한 두가지 고난을 갖고 있다. 개인이건 공동체이건 모두 마찬가지이다. 고난의 종류도 하도 다양해서 불교에서는 백팔번뇌라고 했다. 즉 우리가 겪고 있는 고난의 수가 108가지나 된다는 것이다. 고난을 겪고 사는 것, 그것이 인간이다. 우리의 현주소이다. 누구도 이 고통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고 헤메이고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을 고해 (苦海)라고도 하였다. 즉 인간은 고통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이 세상에 살면서 고난이 없는 곳에 살려고 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가? 승리할 수 있는가?
시편에서 "하느님은 나의 반석 나의 성채 내 구원자시오니, 내 주여 이 몸 숨겨 주시는 바위여 나의 방패 내 구원의 뿔, 나의 산성이시여."(시편 17,3)라고 불렀다. 산이신 아버지가 계실 때 자녀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고 안식처가 되었듯이 고난을 겪는 이 세상에서 나의 성채, 구원자, 반석이신 하느님의 존재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된다.
"야훼님의 소리는 우렁차시다, 야훼님의 소리는 장엄도 하다. 야훼님의 소리가 삼목을 부러뜨리고, 야훼님의 소리가 레바논의 삼목을 부러뜨리고, 송아지처럼 레바논을, 들송아지처럼 사론을 뛰게하시다. ... 야훼님이 당신 백성에게 힘을 주시리라, 주께서 당신 백성에게 평화의 복을 주시리라, 야훼님이."(시편 28,4-6.11) 라고 시편작가가 외치는 우렁찬 야훼님의 소리를 말씀에서 들어야 하고 그 하느님을 말씀에서 만나야 한다. 우리가 말씀에서 그 우렁찬 야훼님의 소리를 들을 때만이 "젖 떨어진 아기"(시편 130,2)와 같이 평화를 얻을 수 있으리라. 세상을 이길 수 있으리라. 고난 가운데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으리라. 예수님은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 28-30)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이 고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모른다. 아무리 고난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산 넘어 산이라고 고난이 없는 곳이 없다.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지혜는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을 통해서만 이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을 이긴 분은 오직 하느님 한 분뿐이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 힘이 들고 지쳐있을 때 산에 올라가 맑은 공기를 마시고 다시 기분 전환을 하듯이 고통 중에 있고 절망 중에 있을 때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씀을 들으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목마를 때 산의 계곡에서 흐르는 맑은 물로 목을 적시듯이 우리의 삶에 메마르고 건조함을 느낄 때 우리의 메마른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는 말씀을 마시면서 갈증을 풀어야 한다. 늘 자식을 지켜주던 아버지의 존재는 한계가 있지만 나의 피난처, 굳센 바위, 휴식처이신 하느님이신 말씀은 영원하시며 언제나 나와 함께 있으며 내가 필요로 할 때 늘 내 곁에 계셔주시는 하느님이시다.
나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씀이 있는가? 나는 어떤 말씀을 생각할 때 내 안에서 힘이 솟구치는가?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되는가? 내가 갖고 있는 믿음은 고난이 무서워서 피하는 믿음인가 아니면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믿음인가?
예수님은 오늘 또 다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고난을 겪고 있는 형제 자매들이여, 용기를 내어 일어납시다. 당신은 이길 수 있습니다. 아니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주님이 이 세상을 이겼고 당신은 승리하신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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