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한 고통,
가장 지독한 역설(逆說)은
인간의 사랑이 어느 시점에서 깨어져야 하고
자아가 파괴되어야 하며,
지극히 자연스럽고,
겉보기에 선하고,
어쩌면 유일한 선처럼 보이는 어떤 것이
폐기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뒤에 남는 것은 어둠과 침묵과 공백이다.
그리고 하느님은 거기에 계신다.
십자가의 성요한을 생각해보라.
표상들이 끝나는 자리에서
그대는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그것은 믿음의 나락이다.
그대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그대에게 남는 것은 오직 희망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