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에 수용된 어떤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다. 그분은 몹시 흥분했고, 눈에 띄는 모든 것에 달려들었으며, 의사가 모든 것을 빼앗아 버려야 할 만큼 사람들을 질겁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분은 작은 동전 하나를 손에 쥐고 끝내 내놓으려 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 움켜쥔 손 하나를 펴는 데 두 사람의 힘이 필요했다. 그분은 마치 그 동전을 자신의 존재 자체인 양 여겼다. 그분은 사람들이 자신한테서 마지막 소유물을 빼앗으면 더 이상 아무것도 갖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그분의 두려움이었다.
할머니가 쥐고 있던 동전은 우리가 살아가며 집착하는 모든 것이다. 나 자신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집 축성을 했을 때나 병자성사, 병자 영성체를 해주었을 때 수고했다고 건네주는 봉투를 마치 당연한 수고비처럼 받은 때가 얼마나 많은가? 사목을 하면서 하느님의 일로 보기보다는 자신의 성과와 업적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성취하는 데 집착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사실 모든 게 하느님께서 내게 맡기신 것인데 내 소유물인 양 착각했으니….
그런데 돈·명예·권력·미모 등에 집착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것은 근심과 걱정이다. 우리가 집착하는 것들은 늘 고정되어 있거나 영원히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무언가 얽매임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이 되려면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밖에 없다. 예전에 꽃동네에 어떤 노부부가 평생 모은 100억대의 땅과 건물을 기증했다. 그분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아편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신의 인생철학을 드러냈다.
인생을 풍성하게 하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자기 것을 포기하는 길밖에 없다.
김민수 신부(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