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강뚝 저편 들판에 지천인 들꽃처럼
그냥 서 있다 가리라고
가는 바람있어 춤도 추며 향기 제 주고 떠나리라고
주고 받는 사랑이 달라서
처다 보는이 없더라도 우리네 삶이려니 서둘지 말자했네
어쩌다
덧없이 지난 날들이
철 지난 망촛대인양 마르더라도
임 원망은 말자고 했거니
가는 그날 기다리자며 무언의 샛날 숨 몰아 지켰는데
떠나지도 흐르지도 못하는
지슴 가득한 마음인들 어이하리
지친 세월이거든 불 지르라 뜨겁게 태우라 남는 앙금 있거든
시들고 마르라
정월 보름달아래 서른 불놀이처럼
어정쩡한 초립은 제 태우라 하잖은가
가고 가다가
시립던 검은때 제체고
임 면전에 서는 날은
너른 품 얼굴묻고 어릿광이라도 피우던지 엉엉 울어라도 보시게나
(병원가는 짝궁에게)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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