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현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분들한테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민으로 똘똘 뭉친 소명을 엿볼 수 있다. 수도자들한테는 공동체가 곧 울타리고, 어려울 때 지지 기반이 되어준다. 하지만 오로지 혼자서 소명감으로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에 자신을 투신하는 평신도들은 자신의 열정과 믿음이 전 재산이다. 내가 속한 서울 지역 아동센터 협의회 소속 개별 공부방 대표 선생님들은 십여 년에서 길게는 이십여 년 가깝게 변두리 달동네에서 공부방을 열어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고, 그 지역 주민들의 든든한 조언자이며 동반자로 살아가고 있다.
이삼십대에 시작한 그들의 열정은 사오십대가 되었어도 식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이웃 사랑, 하느님 사랑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중년이 된 나이라 어느 정도 노후가 걱정되기도 하겠지만 언제나 그 선생님들은 기쁨과 감사로 가득 차 신나는 나날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삶 안에서 기쁨과 살아 있는 생명력을 느끼며 생활하는 공부방 선생님들의 투신은 자신의 전재산을 교회와 사회에 내놓고 바친 철저하고 겸허한 ‘가난한 과부의 봉헌’과도 같은 것이다. 선생님들이 바치는 삶의 구체적 봉헌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김희경 수녀(그리스도의 성혈 흠숭 수녀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