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저녁 콜로라도에 토네이도가 발생했습니다. 곧바로 온 도시에 토네이도 경고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토네이도가 닥쳤습니다. 하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모든 사람이 그 경고 사이렌을 믿고 안전한 곳으로 피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경고 사이렌을 믿고 조치를 취했듯이 우리 역시 주님의 말씀을 믿고 따라야겠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동태복수적 성향에 젖어 있는 우리에게 또 다른 삶의 방식을 요구합니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대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요구입니다.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삶의 방식입니다. 차라리 오른뺨으로만 끝나면 좋으련만 더 나아가 다른 뺨마저 내밀라니 그러다 다른 뺨마저 맞으면 어떻게 하라는 말씀인지 답답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십자가의 신비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죽음의 길이며, 이렇게 철저히 자신을 비우고 하느님의 뜻을 따를 때 분명 행복이 있음을 믿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여겨집니다. 이를 힘있게 하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 심판에 대한 희망입니다. 분명 하느님 심판의 날은 올 것이며, 하느님의 심판은 세상 사람들의 눈에 어리석다고 보였던 행동과 마음을 옳다고 하시며 기쁨을 가득히 채워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 4장 17절 말씀을 기억하게 합니다.
“우리가 지금 겪는 일시적이고 가벼운 환난이 그지없이 크고 영원한 영광을 우리에게 마련해 줍니다.”
곽용승 신부(부산 가톨릭 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