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산행치유 / 이인주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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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07-06-25 | 조회수886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산행치유
그럼으로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은 땅을 벗 삼아 살아야하고 죽어서는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는 개념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땅에서 살고 있다.
그 땅을 다른 말로 흙이라고 한다. 흙 속엔 온갖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고, 심지어는 새로운 종을 탄생시키는 곳이 바로 흙이라고도 한다. 물론 물 속에서 생명이 나온다고 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이만큼 흙은 소중하다. 생명을 만들어 내기도하고 생명을 살아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장이기에 우리는 흙을 일컬어 땅이신 어머니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또한 창세기에 인간창조를 보면 흙을 빚어 사람형상을 만들었고 그 안에 하느님의 기운을 넣어 사람을 만든 것이다.
이만큼 생명과 흙은 뗄 수 없는 그런 관계이며, 동시에 인간은 흙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사람이 흙을 무시하였기에 흙 또한 사랑의 관계가 약해짐으로서 때론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론 서글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처럼 그렇게 속 좁지 않기에 언제든지 사람이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물론 사랑으로 가득 찬 흙이기에 생명을 새롭게 잉태시키고 병든 생명도 치유를 하고 있다.
그렇기에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흙 속에 사는 사물들은 더 건강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심산유곡에 사는 스님들은 건강하다. 왜냐하면 건강한 흙과 숲과 공기와 물 속에 살아가니 어떻게 건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럼으로 심신이 지치고 병든 사람들이여 참으로 치유되길 원한다면 산으로 들어가라. 그리고 산을 산답게 하는 흙으로부터 생명의 기운을 얻어라. 하느님이 만든 생명의 근원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찌든 삶을 다 내려놓아라. 그러면 어머니이신 흙은 당신의 건강을 다시 회복시켜 줄 것이다. 믿고 산 속으로 들어가 보라.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예수님에겐 조화로운 모습이 늘 함께 하고 있었다. 나도 힘이 없고 비실거릴 땐 산속으로 들어간다. 산속으로 들어가면 벌써 반은 몸과 마음이 정화됨을 느낀다.
한 삼일 쉬거나 기도하는 가운데 나를 회복하고, 다시 한 5-6일 산속에 머무는 동안에 본래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러면 그 안에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확실하게 정립된다. 그것이 바로 영적양식이다. 그러기에 땅인 흙은 생명을 낳아주기도 하고 생명을 재생시키기도 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일들을 행하게 하는 근원이 흙이고 산인데, 우린 그저 도시만을 고집하는 가운데 도시의 흙을 다 죽여 놓고 있으니, 어찌 그 콘크리트 숲과 아황산가스로 가득 찬 공해의 숲 속에서 그나마 이렇게 살아가고 있음은 천만다행인지도 모른다.
우린 건강할 땐 이러한 환경도 견디어 내지만 오장육보가 신음 할 땐, 가능한 빨리 어머니의 숨결인 숲과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 거기엔 아버지인 성령도 함께 하시기에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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