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사는 동안 마음놓고 기댈 수 있는 사람 하나만 있어도 그는 어쩌면 세상을 다 얻은 것보다 행복할 것이다. 하느님께서 내 삶의 길에서 만나게 해주신 수많은 사람들, 그 중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졌고 그들에게 나누는 기술뿐만 아니라 받는 기술도 배웠다. 가난한 이들한테 받은 것이 겉으로는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그 마음이 나에게 힘을 주어 오래 간직하게 된다. 가난한 사람들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커다란 선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우리는 화려하고 좋고 편리한 것들에 길들여져 예수님이 가져오신 천상의 선물을 알아보지 못하고 가난한 예수님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예수님 또한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으셨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나의 태도를 날마다 바꾸지 않는다면 가난한 이들의 얼굴에 숨어 계신 예수님을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는가?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마태 8,22) “보이는 것은 잠시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합니다.”(2코린 4,18ㄴ)
예수님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들은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하늘나라를 선포해야 한다.
김순중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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