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중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예수께서 세관에 앉아 있던 마태오를 부르셨다. 사람들의 눈밖에 나 있던 세리 마태오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우리 주님의 위대한 생애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수께서 당신 제자들을 선별하시는 기준은 아주 깊은 곳에 있다. 창조주 하느님은 그 사람 안에 심어놓으신 씨앗을 보신다. 지금은 세리지만 복음을 선포할 위대한 사도로 보셨고, 지금은 어부지만 당신 교회의 으뜸이 될 목자의 모습을 베드로한테서 보셨다. 지금은 힘없어 보이고 무지해 보이지만 당신을 믿는 이들 안에서 일으켜질 놀라운 일들을 내다보셨다. 주님의 길은 사람들의 길과 다르다. 이런 확신이 삶을 변화시킨다.
수녀원 안에는 하느님의 방법으로 사는 분들이 많다. 서로의 깊은 마음을 헤아려 주고, 지금은 힘없고 무지해 보이지만 하느님께 받은 고운 선물들이 향기롭게 피어나도록 일으켜 주고 세워준다. 내가 힘들어 눈물 흘릴 때 찾아가면 함께 울어주고, 다시 길을 떠나도록 맑은 눈빛을 내 가는 길에 얹어주는 동료 수녀님! 희망과 기쁨이 샘솟는다. 주님이 펼치실 나날을 누가 상상할 수 있으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