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접시꽃 이름을 묻는 이유 | ||||||
---|---|---|---|---|---|---|---|
작성자윤경재 | 작성일2007-07-17 | 조회수822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
<접시꽃 이름을 묻는 이유> ... 윤경재
회색 먼지구름 몰고 간 여름 소낙비가 하늘에서 떨어뜨린 푸른빛 물감에 도심공원으로 소풍 나온 마음들도 젖어 꽃바람을 맞았습니다
접시꽃 사이에 머문 낯익은 모습에 꽃 이름을 물어보았더니 눈이 맑은 당신은 접시 안에다 소박한 미소와 함께 나의 추억까지 버무려 고향의 소찬을 담아내시는군요
딱히 내세울 것 없어 훌쩍 솟은 키는 장독대에 엎어진 빈 항아리 넘어 어머니의 속 타는 마음을 붉게 피워냈지요
해가 나면 볕이 좋아 빨래 잘 마르겠다고 비오시니 농사꾼들 논물 대기 좋겠다고 아침저녁 날씨 인사 올리셔도 변덕쟁이 날씨보다 더 죽 끓는 시집 등쌀을 넓고 흰 꽃잎에 접어 두셨습니다
세상살이 바람처럼 종잡을 수 없더라도 하나의 이치가 있다고 위로하시던 말씀 그 하나를 담아서 갖가지 꽃으로 만드신 조물주의 뜻이 서로 사랑을 나누라는 말씀이겠지요
어머니를 닮은 당신도 그 꽃말과 함께 제 기억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