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호 신부(수원교구 모산골 천주교회)
◆최근 인터넷상의 명예훼손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 사이버 테러가 빈번해지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 가장 무서운 말이 ‘인터넷에 올린다.’는 말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사이버 명예훼손과 협박·사이버 스토킹·성폭력 등을 포함한 사이버 범죄가 무려 3배 가까이 늘어서 지난해만 해도 무려 6만 1709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를 대변이라도 해주듯이 내가 평소 좋아하는 가수 성시경의 앨범 속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함께 나눠볼까 한다.
“발라드 가수는 화장실도 못 간다. 학교에서 화장실을 가면 성시경 화장실에서 봤다고 인터넷에 올리고, 사인해 달라고 해서 사인해 줬더니 성시경 손톱에 때꼈다고 다음날 바로 인터넷에 올려져 있다. 여행을 자유롭게 하고 싶어서 며칠 간 머리 몇 번 안 감았더니 냄새 난다고 올리고, 뒤에서 누가 ‘저기요, 저기요.’ 하기에 ‘네?’ 하고 돌아봤더니 ‘실물은 별로였어요.’라는 글이 인터넷에 올려져 있다. 나도 사람인데…. 또 한번은 화가 나서 뭐라 그랬더니 이번에는 성격 안 좋다고 올린다. 나는 모든 글 쓰는 사람들을 다 존경하지만 그런 글들은 좀 그렇다. 난 인터넷 가요제 출신 가수지만 인터넷이 싫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가수 해봤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는 비단 가수 성시경의 하소연만은 아닐 것이다. 공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겪어보았을 그런 흔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내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이고, 2천 년 전 예수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불쌍한 병자들이나 고아·과부들과 함께 계시면 죄인들과 어울린다고 뭐라 하고,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드시거나 밀 이삭 몇 개 뜯으셨을 뿐인데도 안식일법을 어겼다고 책망을 한다.
자신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만 감시하면서 살아가나 보다. 오랜만에 만난 사촌 여동생들과 술 한잔 했는데 다음날 ‘우리 신부님 여자랑 술 마시더라.’ 소문나고, 어쩌다 미사 시간에 늦어서 급한 마음에 신호 한 번 무시하고 지나치면 ‘난폭 운전 좀 그만 하세요.’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누군가가 있나 보다.
무엇이 중요한지 제대로 알면 좋겠다. 사람들이 죄인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을 아껴주셨던 예수님 마음, 안식일법을 어겼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상황을…. 값비싼 희생제물보다는 이웃들에게 베푸는 소박한 관심과 사랑이 더 위대하다는 진리를 모든 이들이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