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과 땀방울> ... 윤경재
동틀 무렵
두텁게 가슴을 감싸 안으며
피어오르는 새벽안개는
맑은 꽃잎에 맺혀질
영롱한 사랑
아침이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명이 꺼진 뒤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간
향기와 꿈을 건져 보려 애쓰는
단역배우의 무대 아래 인사는
익숙해져
너무 익숙해져 진부한
몸짓과 표정을 재창조하기위해
새벽이 오기까지 몸 열어두고
땀 흘리는 수련입니다
또로록 맺힌
이슬과 땀방울 안에는
연민을 담아 둘 공간이 없습니다
오직 살아 있다는 느낌뿐
가을걷이 끝난 들판
춤추는 고추잠자리를
맨손으로 잡아채는
꼬마아이의 희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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