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사랑> ... 윤경재
밀짚모자
핫바지 입고서
아무 말 없이
익어가는 목덜미엔
한 여름
매미도 다가서지 않네
없는 듯 있고
있는 듯 없는
그대 사랑을 그리려
간밤에 불었던
하늬바람에
벼이삭 모질기를
팔 벌려 빌어 보았네
참새 떼 기웃기웃
가을 허공
도화지를 펼쳐 놓았네.
*하늬바람은 여름이 지나서 부는 서쪽바람으로
하늬바람이 불어야 곡식이 익는다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