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따는날" 날이흐려도 어쩜 비가 올줄은 몰랐습니다 여름날씨 선선해서 참 좋았는데 번 하던 한낮이 지나 잘게 부서진 말굽소리 천군(天軍) 화려한 진군인가 옷은 젖고 흙이 튀니 청결하지 않았습니다 물 한바가지 쏴 아 머리에서 이마로 쏟아질때만 시원하니 촥 차르 차르르 마구 퍼붓다 보니 마치 강을 역류(逆流) 유영(遊泳)하는 물 붕어가 되었습니다 한 방울의 빗물도 임이 주셨는데 싫을 까닭이야 있겠는지요 / 레오나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