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보랏빛 정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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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경재 | 작성일2007-08-19 | 조회수603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보랏빛 정절>
임금의 볕이라고는 한 뙈기도 들지 않는 그늘에서 까탈스런 군자, 난蘭 대접 받지 못해도 낯빛 잃지 않는 무지렁이
장마가 져도 혹한이 와도 지켜온 꼿꼿한 자세 어디서나 뭉쳐 차질게 피는 민초民草 이 땅 지키는 보랏빛 정절 잃지 않았다
나라가 몸살 앓을 때는 땅속에서라도 외치니 백제 계백이 사천의 정병으로 나당 연합 오만대군을 대적할 때 아녀자들이 그 소리 듣고서 땅속줄기로 떡을 지어 먹였다
두려움 극복하고 정신을 맑게 하되 피 터지는 광분 속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말고 살생유택 하라했다
기운 차려 연전연승했어도 중과부적衆寡不敵 의자왕을 모시던 삼천 꽃송이 뚝, 뚝 떨어진 그곳에 한 여름에도 서늘한 맥문동이 가득 피어났다.
*맥문동은 난과 비슷하게 일년 사시사철 초록을 지킵니다. 그늘진 곳 어디에서나 잘 자라기에 민초라 별명이 붙었습니다. 요즘엔 잔디 대신 그늘 진 나무밑둥에 관상용으로 심습니다. 뿌리에 난 혹을 한약재로 아주 많이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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