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제 司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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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경재 | 작성일2007-09-02 | 조회수648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사제 司祭> ... 윤경재
장마에 젖은 어깨를 구겨 넣고 끈적끈적한 더위가 휘 감겨 서로 떨어져 봤으면 할 때쯤 산허리는 먼저 가을을 내 놓는다
빽빽하게 차오른 그늘에 놀라 발바닥까지 햇살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연다 살집을 덜어 낸다
바라만 봐도 설레는 울긋불긋한 가을은 스스로 썩고자 벌레를 받아들여서 생긴 거란다 자기를 변모시키는 중 이란다 산산이 부수어지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와서 보라고 초대한다
그 안에 들어가면 숨통이 트인다 초록동색에 물린 벗들에게 새 노래 부를 여유를 준다
가을은, 가을은 몸소 아파하며 병든 만심慢心을 고치는 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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