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의 뜻과 첫 마음을 잃은 나 - 판관기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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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광호 | 작성일2007-09-18 | 조회수519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하느님의 뜻과 첫 마음을 잃은 나 - 판관기3 <생명의 말씀> <묵상>
그런데 유다 지파는 평지에 사는 가나안 민족들은 쫓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철병거가 있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타당한 이유 같기는 하지만 철병거가 상대방에 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유다 지파와 함께 하실 수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분명히 그 땅을 유다 지파의 손에 붙였다고 말씀하셨고, 이전의 많은 전쟁 가운데 함께 하시며 이기게 하셨기 때문에 유다 지파가 마음만 있었다면 정복이 불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었던 것입니다. 평지의 가나안 주민을 쫓아내지 못한 것은 유다 지파의 해이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유다 지파는 웬만한 남방의 요충지를 차지하고 보니 이젠 굳이 피를 흘리면서까지 까다로운 상대인 철병거와 싸울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만 하면 살만하다 이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유다 지파의 태도- 즉 도전정신의 상실, 첫 마음의 실종은 단순히 유다라는 한 지파의 일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백성 전체에 모범을 보이라고 하느님께서 힘을 주시고 선봉에 세워주신 유다 지파가 그런 태도를 보이니 그 이후에 분배된 땅을 차지하기 위해 차례로 전쟁에 뛰어든 지파들도 웬만한 요충지를 차지하고 나면 '이만 하면 되었다.'라는 식으로 안락함에 젖어 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이 처음에 명하신 말씀대로 그 땅의 사람들을 완전히 추출하는 일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은 있습니다. 하느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실행하되 자신이 만족하는 분량까지만 하고 멈추는 일 - 하느님께 순종하는 삶 같지만 100% 따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순종이라고 할 수 없는 행위가 바로 그것입니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믿음으로 나아가지만 그러다가 어느 수준에 이르면 스스로 만족해하면서 하느님과 결코 동행할 수 없는 첫 마음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생각이나 행위들을 허용해 버립니다.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 말씀은 듣되 마지막까지 순종하여 열매까지는 맺지 못하도록 하는 악마의 유혹입니다. "좋다. 결심도 해라, 헌신도 해라, 네 삶을 봉헌하는 봉헌식도 많이 해라, 열심도 내라. 그러나 끝까지는 하지 마라. 어느 정도 만족스러우면 거기서 멈춰라" 공동체의 리더들이 이런 생각을 가질 때 그 악한 표양이 공동체 구성원 전체에 삽시간에 퍼져나가기에 공동체의 리더들-회장과 부회장들은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항상 돌이켜 보아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갈렙만은 오히려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전의를 상실케 만들었던 거인들이 살던 헤브론 땅을 차지하였습니다. 갈렙은 그의 신앙고백대로 거인들을 자신의 밥으로 여기고 싸워 이겼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거인을 밥처럼 여긴 믿음을 가진 갈렙을 하느님께서 이기게 해 주신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도 바로 이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다 잘해 왔지만 하느님이 처음 명하신 대로 끝까지 순종하지 않는 것은 잘못입니다. 치명적인 불순종인 것입니다. 우리가 그 첫 마음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하기 때문에 정작 차지해야 할 큰 것은 놓치고 내가 얻었다고 생각하는 정말 별 것 아닌 작은 것에 붙들려 있을 수 있습니다. 판관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느님이 주신 첫 마음을 잃은 사람들이 어떤 어리석음을 반복하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서는 그 시작을 보았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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