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증거를 요구하는 기드온-판관기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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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광호 | 작성일2007-10-19 | 조회수548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증거를 요구하는 기드온-판관기29 <생명의 말씀>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힘센 장사야'에 이어 기드온은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네가 미디안을 한 사람 해치우듯 쳐부수리라.'라는 말씀을 듣고 기드온은 하느님의 사자에게 내게 말씀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시라는 증표를 보여줄 것을 요구합니다. 어찌 보면 당돌해 보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을 믿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증거 없이도 믿을 수 있는 것이 더 성숙한 신앙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판관기에 나온 기드온 이야기의 전체 맥락을 잘 읽어보면 기드온이 하느님을 믿지 못해서 증거를 요구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증거를 요구하는 태도가 겸손했고 증거가 나타났을 때 즉각적으로 고개 숙여 주님께 순종하고 충성을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도 예수님께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증거를 수차례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단 한 번도 그들 앞에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나타낼 만한 기적을 보여 주시지 않았습니다. 증거를 바라는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따르고 싶고 그분의 종이 되어 그 뜻을 세상에 펼치고 싶은데 아직 확신이 부족해서 믿음을 더 하여 달라는 마음으로 증거를 요구하는 것과 '네가 자칭 하느님께로부터 왔다고 하는데 어디 그 증거나 한 번 보자'하는 마음으로 증거를 요구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같게 보이겠지만 중심을 보시는 하느님께는 완전히 다른 일일 것입니다. 어제 묵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드온은 하느님에 대해서, 자기 민족에 대해서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이 시대에 이루어져야 할 하느님의 뜻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증거를 요구했고 하느님께서는 그 요청에 응답하셔서 기드온에게 진정한 평화를 주셨습니다. '안심시켜 주시는 야훼'라는 이름의 제단을 쌓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구약의 사람들은 하느님이나 하느님의 천사를 만나면 죽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드온도 야훼의 불길이 제물 사이를 지나자 '내가 하느님을 만났으니 곧 죽겠구나'하라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을 아신 하느님께서 '너는 죽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고 기드온은 이 말을 듣고 안심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가지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기드온에게 주신 이 평화는 단순히 마음의 안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과업을 담당해야 할 제자들에게 주신 평화와 같은 진정한 의미의 내적 안정감을 말합니다. 위험 요소와 실패할 가능성이 많은 엄청난 일을 담당해야 할 사람들에게 필요한 제1의 조건은 역경을 극복하고 거듭된 실패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내면의 평화인데 하느님은 기드온에게 외적으로는 당신의 증거를 내적으로는 깊은 안정감을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 시대에도 나에게 기드온에게 다가 오신 것처럼 오실 수 있습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그 분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소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뜻이 무엇인든 간에 따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그분께 증거를 요청한다면 하느님은 우리에게 증거와 함께 내면의 깊은 확신을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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