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골"
회문산 동편 분지 안개 나르는 바쁜 숨소리
녹슬는 잎새 가을만 깊다
또르르 구르는 물 무리 바위얼굴 닦아
발꼬락 간질간질 매끄러웁고 반들반들 윤기 검푸른데
고인 물 맑아
다람쥐 다녀간 얼굴지웠어라
바위야
넌 소견이 있는지
네 속으로 들어간 햇살은 무엇이되어 언제 나와 만나랴
솔향 모두어 가져간 바람아
너는 저 돌속에다 어떤 그림을 그리니
내 얼굴도 남을지
물어도 말 없는 너를 보면서
나는 부럽기만 하단다
땅의 기원전
임이 밟고 다녀간 자리 돋난 단단함으로 남아
어쩌면
그 한날
너도 나처럼 뜨거웠으리
무엇이 영화롭고 기쁨이겠니
단단하여 천년을 기다려도 지루함 모르리니
한날 살고가는 기고 나는것들의 속성
그 짧음에서도 임을 보건만
긴긴 날이어도 볼 수 없는
내 임 생각에
나는 가슴이 녹는데
시간은 네 눈속에서 무엇이되어 돌아 오는지
이끼옷 사철 단조로움이야 내탓이겠니
가고 못오는 세월 때문이거니
나
여기
무엇으로 남으랴
얼마를 기다려 임 마중 갈꺼나
임 마중 갈꺼나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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