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나무"
가을 숲 물마시는 소리 들어 보셨나요
영혼으로 듣는 소리는 더 큰데
갈증난 송아지 젖먹는소리
엄마소 여물 먹는소리 뽀샥 뽀샤샥 졸졸
되새김 물소리
뿌리 살찌우고 잎새보내는 바스락소리
소란 잠재우려 안개는 밤새워 귀 가려 주었나
낱 알멩이 여물고
건수 날아 가느라 무럭무럭 하얀김
나
세상에 마음 팔렸던 허송세월
임은 일하셨고
노란 알갱이 토실토실 살찌우셨네
받을 선행 하나 없는
얄미운 나에게
수도원 아들 딸 똑 같이 주셨으니
어쩔까
주님 제게서 떠나 주세요
"저는 죄인입니다"
베두로의 고백을 빌리고파라
가을 강변 물 마르는소리 들어 보셨나요
갈대 서걱이는 숨소리
사지 묶는 그리움 숨겨놓으면
바람도 모를 저 갈대밭 옆에는
아직도 푸른 버들잎
마셔도 모자라 물속에 발 담그고 섰거니
나는 발시려 ! . . .
바람
흔들어도
훼오리 감아도
든든한 뿌리
버들피리 날고 봄이 올때 까지는
아니 잠들래라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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