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생활 묵상] 머리카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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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낙양 | 작성일2007-11-15 | 조회수849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하루만 샤워를 안 해도 골치가 아픈 것 같았는데 점점 쇠약해진 엄마를 닮아가듯 하루하루 미루기만 하는 꼴은 나이를 속일 수 없음일게다.
욕실 바닥에 징그럽게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은 내 눈에 한 주먹으로 비추어졌다. 아까운 생각이 든다. 이러다 혹시 민머리 아주머니가 되면 어쩌나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민머리 여자를 보지 못한것이 참 다행으로 여겨진다.
그렇게 빠져버린 머리카락이 숫자로 세면 보통이 아닐텐데 거울속에 비추어진 내 모습은 결코 머리숫이 갑자기 작아졌다는 생각은 안든다. 가끔은 삐죽이 솟아있는 짧은 머리칼이 햇살에 반짝이는데 빠진 만큼 새 머리칼이 나와주어서 그런가 보다.
물기를 털어내듯 닦아내고 가지런히 빗질을 해 본다. 많이는 아니지만 빗살 사이에 머리카락은 어김없이 또 따라나온다. 기왕이면 하얀머리나 빠지면 좋으련만 지저분하게 모아놓은 머리칼은 검게 보이기만 한다. 이것 또한 나의 욕심일게다.
짧게 깎여진 나의 단발머리는 알듯 모를듯 어느새 길어져 또 잘라내야 할 때가 되어있다.. 분명 어제도 그제도 매번 거울을 볼적에 느끼지 못함임데 참 이상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잠시 묵상을 해 본다.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뭣하지만 집안일로 마음 상한 일이 있었다. 늘 사랑으로 모든 것을 지켜나가야겠다면서도 쉽사리 마음 정리가 안 된다. 요번만은 , 요번만은 .. 하는 마음으로 내 사랑을 내가 접어놓으며 나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데 여념이 없다.
아무리 용을 써 봐야 내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이 자기가 알아서 필요로한 영양분이 없으면 빠져 버리는 머리칼은 순리대로 묵묵함을 지켜내는데 왠지 내 마음은 나 자신을 지배하고만 싶어지고 그대로 이행을 하려하니 사실은 더욱 힘이 들 뿐이다.
영양분 없는 내 마음.. 비록 머리카락이 빠진 자리에 흰머리가 솟았다한들 민머리 아주머니가 되어있지 않으니 못생긴 얼굴이나마 아름다움을 유지시켜 주는데 내 마음은 도무지 딴 길로 가고 싶어만 하고 사랑이 솟아나야 할 자리에 그대로 악의 세력이 남아 날 괴롭힐 뿐이다.
이렇게 묵상을 하면서도 실제로 난 아직도 망설임에 허덕이고야 만다. 무엇이 그리 아까운지 내 마음을 버리기에는 도무지 용기가 안 난다. 그 뿐인가 잘난 머리로 그 후 다가오는 것에 대한 방책을 연구하며 잔머리를 굴리기도 한다.
이러자니 난 혼란속에 오늘 하루를 보람없이 보냈음이 틀림이 없을게다. 민 머리 아주머니가 되어봐야 내 마음을 다스릴 줄 알게 되는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한쪽 구탱이에서 밀려온다.
나이가 먹으면 먹을 수록 순수함이 없어져 가르침을 주려고 검은 머리대신 흰머리가 생기는가 보다. 이처럼 검은 머리는 빠지고 흰머리가 생기듯 내 마음도 하얀 마음으로 변해주길 빌어본다.
오늘 하루에 충실하면 내일이 두렵지 않다는 말을 내 의지로 삼으며 노력을 한다하지만, 그리고 내 맘은 내가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지만, 또 나약한 인간으로 이 순간 남겨져 있으니 사랑의 진리이신 주님께 뻔뻔스레 도움을 청해봐야겠다.
사랑의 주님, 제 안에 있는 악을 내쳐주소서. 그 자리에 지혜로운 사랑을 심어주소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신명나게 삽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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