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교님과 운전기사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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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기동 | 작성일2007-11-19 | 조회수537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몇 년전 봄이었습니다.
우리성당 이 정호 요한 형제님을 하느님나라로 보냄으로써 그 길던 겨울은 갔습니다. 레지오 회합이 끝나면 성모상앞에서 " 차렷, 열중쉬엇, 차렷, 열중쉬어,엄니께 경례"하던 사람. 그는 성당안에 교우들과 레지오 깃발이 가득 찬 가운데 현주소를 옮겼습니다. "잘들 살어. 낸중에 성모님께 '아이고 내새끼' 소리 들을라문 묵주기도들 많이들 혀." 하고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그 봄 월요일 회사를 쉬고 연령회실을 지키고 있는데 어디서 뵌 듯한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소년같은 발그레한 얼굴에 맑은 눈동자, 귀밑머리가 희끝한 기품있는 분이셨습니 다. 그 분은 조용히 무릎을 꿇고, 교우들과 함께 연도를 바치고,성가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미망인과 초등학교 3 학년인 아들을 앉게 하시고 꼬옥 두 손을 잡고 위로하셨습니 다. 그분이 밖으로 나오셨을 때 거기에는 그 분을 닮아 소년같은 운전기사님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그 운전기사님은 지극히 공손한 모습으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시면서 손을 흔드셨습니다. 쌍둥이같은 두 분을 떠나 보내면서 주님의 얼굴을 그려보았습니다. 주님을 닮은 주교님, 주교님을 닮은 운전기사님 주님을 닮은 요한 형제님,요한형제님을 닮은 우리들 이 요한 형제님이 천국에서 우리 주님을 뵈었을 때 얼마나 기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슴이 마냥 벅차올랐습니다. 그곳은 주님을 닮은 사람들로 가득찬 곳, 더없이 기쁜 곳 다리에 힘이 불끈 솟았습니다. 임은 전생애가 마냥 슬펐기에 임쓰신 가시관을 나도 쓰고 살으리라. 임은 전생애가 마냥 슬펐기에 임쓰신 가시관을 나도 쓰고 살으리라. 이 뒷날 임이 보시고 날 닮았다 하소서. 이 뒷날 날 보시고 임닮았다 하소서. 이 세상 다할 때까지 당신만 따르리라. *수원교구 교구장이신 최덕기 바오로 주교님께서 영육간에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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