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비"
하얀 안개가 싫은겨
붓 지난듯 물에 번진듯 사시나무 한그루 눈 감았는지
톡 톡 빗물에 젖고남아 눈물처럼 뱉는다
철 없던 늦은 지슴들도 마른 검불로 흙에 업드렸어
악착같이 울어 대는 닭 울음이야
나무랠 일일까
울음의 길이만큼 긴 숨 공백채우는 낙수소리
바스락 바스락 보릿짚 타는소리로 꿈을 씌운다
찬 바람만 아니면 하면서도 정겹지
흙 아래 땅강아지 목마름 하늘 저편까지 들리는지
천사 바쁘겠구먼
대림환의 첫 불 올겨지며 눈 희미하도록 목이 길어 나도록
목마른 나도 땅강아지가 된다
온 몸
감성을 모두 열고 손 내어 맞길 채비로
가만이 아주 가만이 기다리기를 시작하는거야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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