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 계절로"
노란 은행잎
색오른 단풍잎
나뭇잎이며
음지의 지슴들이 모두 그곳으로 갔다
물이 모여 흘렀고
해 오름을 반기던 안개
땀을 식혀주던 바람
파란채 호박남겨둔 넝쿨도
손 호호 발 동동 작년같은 그곳으로 떠났다
해를 밟으며 나이를 더하고
임을 맞는 만민의 노래가 있는곳
온갖 죄들을 가려
하얀 꿈으로 들썩이다가
썩는 것들이 행진을 멈추고 속으로 싹을기르는 그곳에는
살아있는 모두와
숨쉬는 모두의 움직임을 제한하여
순수로 돌아가라 푯말서고 바람이 파닥인다
기는것
뛰는것
하늘 나는것
헤엄 치는것
하늘 땅 물속이며 빈곳없이 색칠할 각각의 조물들이
기염을 토하며 꿈을 꾸는곳
잠든 동안은 깨우지 마시라
내일은 임의날 애써 말하지 말라고
뛰기위해
날기위해
더러는 썩기위해 움추려
부르심에 번을서고 순을 돌며 기다림을 쓰고
사랑을 일깨운다
흔들리는 미루나무에 빈둥지
감나무 붉은 점들이며
가끔
창밖 소름돋는 하얀 입김
하나가 여럿이며 많은 수가 하나로
가만이 아주 가만이
바람의 쓰다듬에 순종한다
임은 일하시는데
나는
턱 괴고 보다가
춤을 추면서 얼음이 세우는 푯말이고
기웃거리네
흐린 하늘 저기 솜이불까지.
/ 레오나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