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강적(强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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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7-12-10 | 조회수488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강적(强敵)
이순의
비가 비가 쉬지도 않고 내렸습니다.
고냉지의 골짜기에는
안개비가 뒤덮여
파종조차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의 이치가 아무리 세차다해도
막연히
해 뜨실 날만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씨그릇에 봉지를 씌우고
두 알씩 세 알씩
두 알씩 세 알씩
젖은 손가락을 속옷에 닦아가며
씨앗을 심었습니다.
그 무지한 고생의 결과로
빚도 갚고
이사도 하지만
지금
많이 아픕니다.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게
쏙쏙쏙 쏙쏙쏙
아려옵니다.
쓰고 싶은 글도 못 쓰고
침도 맞고
약도 먹어보지만
아픕니다.
가만히 누워
어디가 아픈지 찾아보려하지만
아픈데는 못 찾겠고
내 엄마가 지금의 내 나이적에
쏙쏙쏙 아리다고 하신
그 기억만 되살아납니다.
<막내야, 엄마는 어디가 애린지도 모르게 쏙쏙쏙 애린다.>
막내는 엄마생각에 눈물이 납니다.
아파서 눈물이 나지는 않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아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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