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는 진심으로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정녕 그분께서는 아무것도 모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천사의 발현 이후에는 구속 사업의 전면에 나서시게 됩니다.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최전선에 서신 것이지요.
그렇지만 마리아께서는 평생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사셨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 계셨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살려고 하셨습니다
. 모든 것에 앞서 예수님을 내세우셨고, 예수님의 뜻을 따라 자신을 감추셨습니다.
초대 교회에서도 마리아께서는 사도들의 판단을 존중하셨습니다.
언제나 예수님의 어머니답게 사셨기에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셨던 겁니다.
이소사(李召史)는 남종삼(南鐘三) 요한 성인의 부인입니다.
남종삼은 철종 때 승지로 있었고, 고종 초기에는 왕족 자제들의 교육을 담당했던 분입니다.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그는 모든 것이 보장된 신분을 포기하고 신앙을 택합니다.
그는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하였습니다.
부인과 세 자녀는 경상남도 창녕 땅에 유배되어 노비 신분으로 살았습니다.
희대의 천재였던 남종삼의 부인이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9년을 살다가 굶어 죽었습니다.
성모님을 닮은 일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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