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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입다의 인생역전-판관기52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4 조회수409 추천수6 반대(0) 신고

입다의 인생역전-판관기52

 <생명의 말씀>
 마침 길르앗 사람 가운데 입다라는 굉장한 장사가 있었는데, 그는 길르앗이라는 사람이 창녀의 몸에서 얻은 아들이었다. 길르앗의 본처에게서 난 아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 아들들이 자라서 입다에게 "너는 바깥 여자에게서 난 놈이야. 그러니 우리 아버지의 상속을 받을 수 없어" 하면서 그를 쫓아 내었다. 그래서 입다는 자기 형제들을 떠나 돕이라고 하는 지방에 도망가서 살았는데 건달패들을 모아 비적떼의 두목이 되어 있었다. 암몬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쳐들어 온 것은 이런 일이 있은 지 얼마 뒤의 일이었다. 암몬 백성이 이스라엘을 공격해 오자, 길르앗 원로들은 돕 지방으로 입다를 데리러 가서 그에게 청했다. "그대가 와서 우리의 장군이 돼 주어야 우리가 암몬군을 칠 수 있겠소." "나를 미워하여 내 가문에서 쫓아 내던 때는 언제고 어려운 일이 생겼다고 해서 나한테 올 때는 또 언제요?" 입다는 길르앗 원로들의 청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그대를 찾아 온 것이 아니오?" 하며 길르앗 원로들은 입다에게 청하였다. "우리하고 같이 가서 암몬 백성을 물리쳐만 준다면, 우리 길르앗 사람들은 그대를 수령으로 모시겠소." 입다가 길르앗 원로들에게 재우쳐 물었다. "내가 당신들하고 같이 가서 암몬 백성과 싸운다고 합시다. 그 때 야훼께서 그들을 내 손에 붙이시면 당신들이 나를 수령으로 받든단 말이지요?" "야훼께서 우리 사이에 오고 가는 말을 다 듣고 계십니다. 우리가 장군 말씀대로 하는가 하지 않는가 두고 보시오." 길르앗 원로들이 이렇게 다짐하자, 입다는 길르앗 원로들을 따라 나섰다. 백성들이 그를 수령이자 사령관으로 받들어 모시게 되자, 입다는 야훼 앞에서 백성들에게 다짐을 받았다. 그 곳은 미스바였다. (판관기 11:1-11)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입다라는 사람은 창녀의 몸에서 나서 집으로 들어온 아들이었기 때문에 형제들에게 버림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집을 떠나와서 건달패들을 모아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생활했다는 기록을 보면, 입다의 지도력이 매우 탁월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길르앗 원로들이 입다를 찾아가 장군이자 수령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보면 입다가 이끌었던 건달패의 전투 능력 또한 이스라엘에서 최강이었던 것 같습니다.

암몬군과의 대치 상황이라는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이 되자, 천대 받고 멸시 받았던 그래서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쫓겨났었던 사람 입다가 갑자기 중요한 사람, 이스라엘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스라엘에 평온했을 때는 입다가 이스라엘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었을까요?

아마 입다는 그 이전에도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창녀의 자식이 너무 훌륭하니까 사람들의 질투를 받아서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쫓겨났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고 나서 정작 이스라엘이 위기에 처하니까 입다를 쫓아냈던 그 사람들이 입다의 탁월함을 기억하여 다시 불러들이려고 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능력 있다고 질투하면서 쫓아낼 때는 언제고, 이제 어려움에 처하니까 와서 우리를 위해서 목숨 바쳐 싸워달라고 청하는 원로들을 본 입다의 마음은 과연 어떠했을까요? 아마 입다는 자신이 빈 몸으로 쫓겨남을 당했을 때보다 더 큰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처지에 따라 입장과 태도를 이리저리 바꾸는 사람들이 정말 가증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입다도 처음에는 그 청을 거절해 버립니다.

그러나 입다는 곧 생각을 돌이킵니다. 중요한 판단을 자신의 감정과 기분에 내맡겨서 하지 않고 자신과 원로들 사이의 말을 하느님께서도 듣고 계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 말을 하느님 앞에서의 약속으로 승화시킵니다. 입다가 비록 건달패를 이끌고 두목 생활을 하는 사람이었지만 원칙 없는 도적떼로 살아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입다는 자기 출생의 비천함으로 인해 하느님을 더 의지하고 기도하며 살았던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의로운 적손(嫡孫)이라고 생각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서 백성의 구원자가 나오지 않았고 자기들이 천대하고 멸시하던 사람의 손으로 하느님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을 이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입다 개인의 입장에서만 완전한 인생역전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하느님 입장에서도 인간의 생각과 예상을 뛰어 넘어 당신의 구원 계획을 완성하시는 것을 보여주는 역전극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그 제자들도 정통 이스라엘의 관점에서 보면 이 입다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예수님도 별 볼 일 없는 동네 나자렛 출신이시고, 그 제자들도 유다를 제외한 11명이 깡촌 어촌 마을인 갈릴래아 출신이니까요. 하느님의 손길이 꼭 인간이 예상하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우리를 찾아오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변방에서 알아 주는 이 없이 고생만 하고 있기 때문에 실의에 차서 좌절하기보다는 기도와 말씀으로 때를 기다리며 준비할 때, 하느님께서 입다를 부르신 것처럼 우리를 불러 당신 구원 계획을 위해 높이 쓰실 날이 꼭 오리라 믿습니다. 인생역전의 그날은 로또가 아니라 하느님을 통해서 우리에게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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