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6 조회수654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8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 가해
 


Behold, magi from the east arrived in Jerusalem, saying,
“Where is the newborn king of the Jews?
We saw his star at its rising
and have come to do him homage.
(Mt.2.1)

 

제1독서 이사야 60,1-6
제2독서 에페소 3,2.3ㄴ.5-6
복음 마태오 2,1-12
 
 
오늘의 독서와 복음 듣기





저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자전거 또는 걷는 것을 주로 합니다. 자동차가 여러 가지 편한 것도 있지만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 맞지 않는 것 같고, 더군다나 많이 걷고 자전거를 많이 타면 건강에 특히 좋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먼 거리를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며칠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 날은 참 추웠습니다. 어디 갈 일이 있었는데 자동차를 이용하기보다 걸어서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지요. 너무 추워서 목을 움츠리며 걷고 있는데 참으로 재미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추운 날씨에도 얇은 옷에 그리고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하긴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옷가게와 액세서리 용품점들을 보면서 스스로 꾸며야겠다는 마음도 들겠지만, 자기를 이렇게 혹사시키면서까지 아름답게 보이고 싶을까 싶네요.

그러나 진정으로 아름다워야 할 곳은 어디일까요? 겉모습일까요? 아니면 속마음일까요? 스스로는 속마음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대다수가 겉모습을 가지고 쉽게 판단하고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겉모습이 참으로 진실일까요?

어떤 분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예쁘고 멋진 사람들을 향해서 이렇게 말하네요.

“속지말자, 조명발. 다시보자, 화장발.”

오늘 주님 공현 대축일로 예수님의 탄생이 지닌 공적인 의미를 확인하고, 구세주 예수님이 곧 만민의 주님이란 사실을 공적으로 선포하는 날이지요. 그래서 복음은 예수님의 탄생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시는 그 순간에 성모님과 요셉 성인을 제외하고는 유다인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목동들과 이교도들의 대표 격인 동방의 박사들뿐이었습니다.

사실 동방박사들이 헤로데 임금을 찾아갔을 때,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통해서 베들레헴에서 메시아가 탄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그렇다면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왜 경배하러 가지 않았을까요? 그들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메시아가 분명한데 말입니다. 더군다나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까지는 11Km의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할 때, 경배하러 가지 않은 것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는 헤로데왕의 정치적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즉, 하느님의 힘보다도 보이는 외적인 폭력을 더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동방의 박사들은 어떤가요? 그들은 헤로데로부터 아기를 찾으면 가르쳐달라는 약속을 어기지요. 왜냐하면 왕의 부탁보다는 꿈에 나타난 하느님의 지시를 더욱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모습들로 인해서, 선택된 민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는 영광을 얻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요?

겉으로 보이는 세상을 쫓으며 그 세상과 타협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돈, 명예, 쾌락을 제일의 가치로 내세우면서,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 뭐. 내가 뭐 성인군자도 아닌데 그렇게 어떻게 살아?’ 바로 이러한 타협들로 인해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세상의 외적인 부분을 더욱 더 중요하게 여기는 헤로데와 종교지도자들이 아닌, 하느님의 지시를 더욱 더 중요하게 여기는 동방의 박사들 모습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감기 걸리신 분이 많습니다. 건강에 주의하세요.




길(신경림, ‘쓰러진 자의 꿈’중에서)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 물에 우정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든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 사는
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
길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
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길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
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은 모른다
길이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만 길은 고분고분해서
꽃으로 제 몸을 수놓아 향기를 더하기도 하고
그것을 알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자기들이 길을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Arise, shine, for your light has come,
and the glory of the LORD rises upon you.
(Isa.60.1)
 
Sunshine and Bloss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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