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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7일 야곱의 우물- 마태 4, 12-17.23-25 묵상/ 하늘나라를 얻는 길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7 조회수393 추천수7 반대(0) 신고

하늘나라를 얻는 길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 그리고 나자렛을 떠나 즈불룬과 납탈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카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자리를 잡으셨다.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즈불룬 땅과 납탈리 땅 바다로 가는 길, 요르단 건너편 이민족들의 갈릴래아,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백성이 큰 빛을 보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장에 앉아 있는 이들에게 빛이 떠올랐다.”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기 시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에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그분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졌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갖가지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과 마귀 들린 이들, 간질 병자들과 중풍 병자들을 그분께 데려왔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고쳐주셨다. 그러자 갈릴래아, 데카폴리스, 예루살렘, 유다, 그리고 요르단 건너편에서 온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
(마태 4,12-­17.23-­25)
 
주영길 신부(청주교구 봉방동 천주교회)
◆오래전 공금횡령으로 구속된 형제가 있었다. 공직에서 정년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그만 횡령사건에 연루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서너 차례 면회를 갔는데 그때마다 거의 울부짖다시피 자신은 결백하다고, 부하 직원이 자신을 물고 늘어진 것이라고 항변하였다. 하지만 결백하다는 물증이 없었기에 그 형제는 재판을 기다리며 오랜 시간 수형생활을 감수해야 했다.
 
소임 이동으로 그 본당을 떠난 지 이 년 정도 흘렀을 즈음이다. 세월과 함께 그 형제에 대한 일도 잊혀져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형제가 불쑥 찾아왔다. 그것도 해맑은 표정으로! 사건이 뜻대로 잘 해결되었구나 짐작했다. 그러나 그 형제의 고백은 뜻밖이었다. 부하 직원의 거짓 증언으로 혐의를 풀 길이 없어서 결국 퇴직금은 고사하고 빚만 떠안고 풀려난 것이다. 그 형제의 몸과 마음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으며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부하 직원 내외를 죽이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어떤 신부님이 무조건 “부하 직원에게 가서 무릎 꿇고 용서를 청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생각도 할 수 없어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단다. 시간이 흐를수록 분노는 더 깊어지고 육신은 점점 병들어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신부님의 말씀이 귓전에서 맴돌았다는 것이다. 실낱 같은 희망으로 죽기 아니면 살기로 그 말씀을 실천했을 때 세상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섭리입니다.” 그 형제의 마지막 말이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첫 선포를 전한다. ‘회개하라’는 촉구와 ‘하늘나라의 도래’다. 자신을 끊임없이 합리화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인간의 본성상 ‘회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형제처럼 원수에게 무릎 꿇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것이 회개이고, 하느님께서는 그런 이들에게 하늘나라를 선물로 주실 것이다. “형제님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늘나라를 얻었습니다.”
 
그 형제에게 이 위로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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